수소전기차 '넥쏘' 예상밖 돌풍... 현대차, '총탄시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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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넥쏘' 예상밖 돌풍... 현대차, '총탄시험'도 했다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9.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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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소충전소 인프라 열악... 차량 성능은 ‘만족’ 
美 자동차전문지 “최신 기술로 가득 찬 친환경 플래그십”
총탄 피격, 화염, 수소탱크 직접 타격 등 극한 시험 통과 
미국 IIHS 충돌테스트, 전 세계 수소전기차 중 최고 등급 
정의선 부회장, 글로벌 CEO 협의체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NEXO).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NEXO).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올해 8월과 9월 부산과 서울에 잇따라 상업용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수소 경제 생태계’ 조성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면서, 회사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NEXO)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는 넥쏘는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외 판매대수 3576대를 기록했다. 이 중 국내판매분은 2367대. 운영 중인 전국의 충전소가 17곳에 불과할 만큼 관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예상치를 뛰어넘는 판매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미국 유력 자동차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Car & Driver)는 넥쏘를 “최신 기술로 가득 찬 현대의 친환경 플래그십”이라고 평가하면서 “소형 수소전기차량 중 유일한 SUV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넥쏘의 준수한 가속 성능에 주목해 “현대차는 이 차량이 0에서 60mph(마일, 시속 96.5km)까지 도달하는데 9.5초가 걸린다고 밝혔지만, 테스트 트랙에서 넥쏘는 추정치를 뛰어넘는 8.4초의 결과값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카 앤 드라이버’는 특히 넥쏘의 폭넓은 실내공간과 탁월한 주행편의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Nexo의 실내는 작은 SUV만큼 넓으며 4명의 성인이 편안하게 승차할 수 있다. 현대는 간격 조절이 가능한 앞 좌석 시트, Apple CarPlay 및 Android Auto 기능이 포함된 12.3 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 무선 스마트폰 충전 패드, 자동 온도 조절 장치를 비롯해 고급 사양의 편의장치를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제공한다.

Limited 모델을 선택하면 앞 좌석 통풍시트, 8스피커 오디오 시스템, 360도 외부 카메라, 열선 스티어링휠 및 대형 썬루프가 추가된다. 차량 주변의 보행자를 인식할 수 있는 자동 비상 제동 기능, 사각지대 모니터링, 차선 유지 지원,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미국, 유럽 공인평가기관서 테스트... 세계 최고의 안전성 입증

올해 5월 현대자동차가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공급한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올해 5월 현대자동차가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공급한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넥쏘는 안정성 논란에서도 비켜서 있다. 올해 8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한 충돌테스트 결과 넥쏘는 최고 안전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받았다.

넥쏘가 받은 성적표는 지금까지 출시된 전 세계 수소전기차 중 최고 수준이다. IIHS의 자동차 충돌 테스트는 기준이 매우 엄격해 미국인들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

비영리단체인 IIHS는 매년 출시되는 수백 대 차량을 대상으로 충돌 테스트 실험을 시행한 뒤 그 결과를 언론에 발표하고 있다.

IIHS가 수소전기차를 대상으로 안전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테스트 차량은 ‘ 2019년형 넥쏘’이다.

실험 결과 넥쏘는 ▲전면 충돌(moderate overlap front) ▲운전석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front : driver side) ▲조수석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front : passenger side) ▲측면 충돌(side) ▲지붕 강성(roof strength) ▲머리지지대 및 좌석 안전(head restraint, seat) 등 6개 충돌 안전 항목 평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우수(good)’ 평가를 받았다.

※ 스몰 오버랩 평가 : 차량의 40% 정도를 충돌하던 이전 옵셋(OFF-SET) 평가와 달리 실제 사고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차량의 25% 안팎이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 

넥쏘는 전방 충돌 회피(for front crash prevention) 및 전조등 평가에서도 '최우수(Superior)'와 '우수(good)' 등급을 받아, IIHS가 최고 안전 차량에만 부여하는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는 6가지 충돌 안전 평가에서 모두 '우수(good)'를 획득하고, 전방 충돌 회피 평가에서 '어드밴스드(advanced)' 이상 등급과 전조등 평가에서 '우수(good)' 등급을 받은 차량에만 부여된다.

지난해 10월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유로 NCAP)도 넥쏘에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줬다.

이 평가에서 넥쏘는 ▲성인 탑승자 안전성 ▲어린이 탑승자 안전성 ▲안전 보조 시스템 ▲교통약자 안전성 등 네 가지 부문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받았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파격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회사가 실시한 시험에는 △파열시험 △낙하 충격시험 △화염시험 △내화학시험 △인공결함시험 △극한온도시험 △총탄시험 등이 포함돼 있다. 수소밸브 부위를 직접 충돌하거나, 후진하면서 수소탱크의 하부를 타격하는 시험 등 극한조건을 가정한 테스트도 이뤄졌다.

◆넥쏘 이어 버스도 수소연료전지 탑재... 현대차, 수소생태계 확산 주도

현대차가 부산시에 공급 예정인 수소연료전지 버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가 부산시에 공급 예정인 수소연료전지 버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서울과 부산에 상업용 수소충전소를 만들고, 수소전기버스 대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수소 경제 생태계’ 구축·확산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차량뿐만 아니라 5톤 미만 선박에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하는 사업도 강원도와 함께 추진 중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모비스 스택공장 준공에 맞춰 ‘수소 경제 생태계’ 확산 로드뱁을 담은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발전·선박·철도 분야 20만대 등 총 70만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를 활용한 발전시스템도 현대차가 구상하는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다.

회사는 올해 5월 4월 울산 화력발전소 안에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설’을 구축키로 하고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 덕양과 MOU를 체결했다.

발전시설의 중핵인 수소연료전지는 넥쏘에 탑재된 파워모듈을 대형 컨테이너에 집적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설비가 계획대로 구축되면 연간 약 8,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발전 시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월 사용량 300kWh 기준 약 2,2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소연료전지 버스’ 대중화 역시 현대차가 추진 중인 주요 사업과제다. 회사는 다음 달까지 5대의 신형 수소전기버스를 부산시에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수소전기버스에는 기존 모델 대비 내구성과 성능이 크게 개선된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돼, 한 번 충전으로 약 420㎞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 경제에 대한 현대차의 관심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1월23일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회장에 취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수소 경제 생태계 확산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와 민간을 포괄한 글로벌 차원의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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