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점포 줄이며 버틴 카드사들... 순익 2.7% 감소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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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점포 줄이며 버틴 카드사들... 순익 2.7% 감소 '선방'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9.1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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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9,405억원
카드 발급·이용액 늘어 위기 모면

카드업계의 위기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IFRS 기준 순이익은 9,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68억원) 대비 2.7%(263억원) 감소했다. 대손준비금을 반영한 순이익은 7,705억원으로 지난해(8,101억원)와 비교해 4.9%(396억원) 줄었다.

뼈와 살을 깎은 노력의 결과였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을 시행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력과 점포를 감축했다. 올해 상반기 중 사라진 영업점포는 53개, 모집인은 9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카드 발급과 이용액이 늘지 않았다면 큰 위기를 맞을 뻔 했다. 6월 말 기준 누적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1억870만장으로 지난해보다 6.3% 증가했다. 체크카드 발급매수도 0.3% 늘어났다.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 대비 5.1%(20조5,000억원) 늘어난 42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고객 혜택은 축소됐다. 카드사들의 상반기 할부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9억원(23.0%) 증가했다. 이는 비용절감을 위해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제위기 여파에 따른 연체율 상승 탓에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61%로 전년 같은 기간(1.47%)과 비교해 0.15%p 상승했다. 이는 카드대출 부문 연체율(2.56%)이 전년 같은 기간(2.33%) 대비 0.23%p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3.1%로 0.1%p 하락했고, 레버리지비율은 0.1배 떨어진 4.7배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비용절감에는 한계가 있을 뿐더러 카드사들은 곧 영세·중소가맹점 22만7,000여곳에서 낸 카드 수수료 570억원을 환급해야 한다.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율 협상도 카드사들에게는 부담이다.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과 지난 3월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가계약을 맺은 뒤 지금까지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에 따라 당초 가계약보다 수수료율이 낮아질 경우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올려받았던 수수료 중 차액을 대형가맹점에 환급해줘야 한다. 나아가 경기둔화가 계속되면 카드 연체율은 더욱 치솟을 수 있다.

하지만 수익을 보전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하반기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벼랑 끝에 몰린 카드사들은 레버리지율 완화, 대형 가맹점 수수료 하한선 설정, 부가서비스 폐지 방안을 촉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카드업계에 등을 돌린 채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카드업계는 3년 간 순이익이 1조5,000억원 상당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각각의 사정이 있는데 모든 곳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433명을 줄인 현대카드처럼 관리비용을 대폭 축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용절감에는 분명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생존이 걸린 마케팅을 줄일 수도 없어 카드사들은 하반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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