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품은 8K TV... 삼성전자-SKT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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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품은 8K TV... 삼성전자-SKT '맞손'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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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T ‘세계 최초’ 5G-8K TV 개발 위한 MOU 체결
삼성, 초대형 프리미엄 TV 글로벌 1위 수성
SKT, 5G 기반 디지털 콘텐츠 다양성·호환성 강점 
각각 8K, 5G 생태계 확대 주도... 두 회사 이해관계 일치 
‘The Sero(세로) TV’ 공동 개발... VR·AR 분야 협업 강화 
‘세계 최초’ 5G-8K TV 설명자료. 인포그래픽=SKT.
‘세계 최초’ 5G-8K TV 설명자료. 인포그래픽=SKT.

스마트폰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은 삼성이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SK텔레콤과 협업한다. ‘삼성-MS 연합’이 애플, 화웨이와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히든카드라면, ‘삼성-SKT 연합’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초대형 TV 및 5G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10을 계기로 MS와의 협력 강화에 나선 삼성은, 전작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S펜을 만들어냈다. MS와의 제휴를 통해 갤럭시 브랜드의 체감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인 삼성이 8K TV 사업 강화를 위해 손을 내민 파트너가 바로 SKT이다. 특히 삼성은 SKT가 가진 5G 디지털 콘텐츠의 ‘확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콘텐츠’를 매개로 한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5G 기반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노리는 SKT에게 삼성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독보적인 브랜드 인지도, 8K TV 시장을 선점하면서 확보한 선행기술 노하우는 효용가치가 매우 높다. LG 및 중국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8K TV 시장을 선점한 삼성의 사정도 여유롭지는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삼성은 중대형 TV 시장에서 고전했다. OLED를 앞세운 LG와 ‘초저가’를 전면에 내건 중국업체들에 점유율을 내주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삼성은 경쟁사들이 풀HD급 영상에 만족하던 때 4K, 8K TV를 먼저 선보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초고화질'에 승부를 건 삼성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삼성의 글로벌 초대형 TV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는 LG를 비롯한 경쟁사를 압도한다.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 글로벌 1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에게 있어 가장 큰 과제는 ‘디지털 콘텐츠 확대’이다. 8K TV 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부족은 8K TV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8K급 영상 콘텐츠 확보가 간절한 삼성에게 있어 SKT의 5G 기반 디지털 콘텐츠는 매혹적인 대안이다.

SKT는 5G 기반 콘텐츠 개발 및 상용화에 있어 경쟁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다른 웨어러블 기기와의 호환 및 연동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5G 기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그만큼 다양하다는 뜻이다. 5G 생태계가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어 TV와 노트북, 초대형 스크린 등으로 확산되려면 호환성은 필수 요소다.

(왼쪽부터) 8일 오전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센터장,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 천강욱 삼성전자 VD 선행개발그룹장, 이희만 삼성전자 VD Service PM 그룹장이 ‘5G 커넥티드 스크린’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SKT.
(왼쪽부터) 8일 오전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센터장,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 천강욱 삼성전자 VD 선행개발그룹장, 이희만 삼성전자 VD Service PM 그룹장이 ‘5G 커넥티드 스크린’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SKT.

8K TV가 5G를 만나면 디지털 콘텐츠 부족이란 난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5G 기술을 접목하면 풀HD급 영상으로 제공되는 OTT(Over The Top) 콘텐츠 화질을 8K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푹(POOQ)’과 ‘옥수수(oksusu)’가 대표적이다. 푹(POOQ)은 지상파 방송 3사가, 옥수수(oksusu)는 SK브로드밴드가 각각 운영한다.

삼성전자와 SKT는 풀HD나 UHD급 영상을 8K 화질로 바꿔주는 기술도 확보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풀HD, UHD급 영상 화질을 8K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AI 기반 8K 업스케일(Upscale)’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삼성은 8K 영상 직수신을 위해 8K TV에 5G 동글(Dongle)도 탑재한다.

SKT가 개발한 모바일 엣지 컴퓨팅, NBMP(Network-Based Media Processing, 네트워크 기반 미디어 처리) 기술은 대용량 8K 영상 데이터를 끊김 없이 TV로 전송하는데 사용된다.

두 회사는 8K TV에 이어 ‘5G-Sero TV’ 개발을 위해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미 출시한 ‘The Sero(세로) TV’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TV 본체를 자유자재로 회전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SKT의 5G 네트워크와 초저지연 멀티뷰 중계 기술(S-Tile, MMT 등)을 더하면, TV로 고화질 멀티뷰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SKT가 보유한 디지털 가상화 플랫폼 ‘이스페이스(eSpace)’를 삼성의 8K TV와 연동하는 기술도 개발이 한창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두 회사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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