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 쏟아내자 'QD-OLED'로 치고 나간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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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LCD' 쏟아내자 'QD-OLED'로 치고 나간 삼성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8.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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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물량에 저가 공세 퍼붓는 中 디스플레이 업체… "팔아도 손해"
일부 LCD 라인 가동 중단한 삼성전자… QD-OLED 생산 위한 포석일까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중국이 막대한 물량공세로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발(發) LCD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로 ‘초격차’를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9만장의 LC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 8.5세대 생산라인 L8-1의 가동을 이달 안에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생산라인인 L8-2도 월 생산량을 3만장 가량 감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LCD 패널 총 12만장을 감산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인 25만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극약처방’을 내린 배경에는 글로벌 LCD 시장에서 막대한 물량공세를 이어가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CSOT 등은 한국의 8.5세대보다 앞선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세대가 높을수록 한 개의 유리기판에서 더 많은 패널을 만들어 낸다. 65인치 패널을 기준으로 8.5세대 라인이 3장을 찍어낸다면, 10.5세대 라인에서는 그보다 많은 8장의 패널을 찍어낼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LCD 패널을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더욱이 중국 업체들이 많은 물량을 싼 가격에 파는 저가공세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43인치 LCD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은 77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도 27%나 떨어졌다. 한국 업체들로선 LCD 패널을 아무리 팔아도 이익은 별로 남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 'QLED 8K' TV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8K' TV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승부수 'QD-OLED'… 中업체와의 '초격차' 벌릴 수 있을까 

대형 TV제품에서 만큼은 LCD 패널을 고집해 왔던 삼성전자의 방침에 변화의 기류가 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LCD 패널의 비중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신기술인 QD-OLED로 급선회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대면적 QD-OLED 를 개발해오던 삼성디스플레이가 7월 12일을 기점으로 8세대 LCD 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했다”며 “이에 따라 조만간 QD-OLED 신규 설비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존 LC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입힌 QLED TV와 신기술인 마이크로LED TV 등 투트랙 전략을 이어왔다. 

마이크로LED는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이 없고 화면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가격이 단점이다. 반면, QLED는 중국업체들의 LCD 물량 공세로 수익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 

QD-OLED는 OLED와 LCD의 장점을 두루 갖춘 차세대 패널로 꼽힌다. 발광소자로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와 달리 무기물을 발광소자로 사용해 비교적 제품의 수명이 길다. 여기에 OLED의 장점인 전력효율과 얇은 두께는 물론, 퀀텀닷 필름을 통해 선명하고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QD-OLED 투자를 결정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QD-OLED 생산을 위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으로, 삼성이 대형 OLED 패널 생산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OLED 패널 생산은 결국 수율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숨 가쁘게 돌아가는 시장 변화에 삼성전자가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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