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CEO들 두 차례 자사주 매입... 주가 부양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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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CEO들 두 차례 자사주 매입... 주가 부양 효과는 '글쎄'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8.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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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규·여승주 대표 올들어 2차례 매입... 4억5000만원 투입
차 부회장 총 18만4000주 보유... 연봉의 3분의 1 이상 쏟아
자사주 매입 소식 후 3.34% 올랐다가 이틀 뒤 4.19% 하락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사장(오른쪽). 사진=한화생명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사장(오른쪽).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CEO(최고경영자)들이 주가 부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은 올 들어 4억5000만원 가량을 투입해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부양에 나섰으나 주가는 좀처럼 상승하지 않고 있다.

2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은 지난달 29일 자사주를 각각 5만주, 3만주씩 장내 매수했다. 각각 약 1억2500만원, 7500만원 규모다. 이들은 지난 3월에도 각각 4만4000주, 2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매수로 차 부회장은 총 18만4000주, 여 사장은 9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올 들어 차 부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투자한 자금은 2억9900만원에 이른다. 금융계는 차 부회장 연봉이 7억55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적으로 3분의 1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 CEO들이 4개월여 만에 다시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유는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덜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금리하락과 자본건전성 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업황 전망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이를 고려해도 한화생명의 주가는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주가가 유난히 빠진 이유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한다.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 5~9%대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했다. 한화생명은 그 비중이 높은 편이라 금리가 떨어질 수록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한화생명 CEO들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지만 아직 주가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입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 한화생명 주가는 종가 기준 2625원으로 전일 대비 3.34% 올랐다. 하지만 자사주를 매입한 지 이틀 뒤부터 탄력을 잃은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2515원으로 4.19% 하락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 주가는 시장금리 하락 및 보험업 관련 제도 강화의 영향으로 실제 회사 가치 및 미래성장 잠재력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CEO들의 자사주 매입 후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한일관계 악화로 코스피 자체가 떨어져있는 상황에서 동반 하락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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