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축산물 사업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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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축산물 사업자의 눈물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3.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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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포커스] 정육점, 고깃집 등 ‘고기’를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산업인 폐축산물 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버려지는 고기는 많은데, 이를 수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제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육점 업계에 따르면 소 한 마리를 도축할 때 버려지는 지방과 자투리 고기는 80~100kg, 정육점 수는 5만 개 안팎으로 가늠되고 있다.

수 만 개의 정육점과 고깃집에서 매일 엄청난 양의 고기쓰레기, 즉 폐축산물을 버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폐축산물을 주기적으로 수거하는 업체가 있다는 점이다. 폐축산물 수거 업체는 1~3일 마다 한번 씩 정육점을 들려 고기 쓰레기를 수거하고, 이중 기름만 골라내 유지(기름)가공 공장에 가져다준다. 유지가공 공장은 이를 활용해 공업용 재료, 동물 사료로 재활용한다.

현재 유지의 가격은 kg당 200,~300원에 형성되고 있다. 1톤 화물차에 폐축산물을 가득 채우면 통상 25만 원 정도(1달 250만 원)를 버는 수준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문제는 현행법상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는 이런 고기 쓰레기를 운반할 수 없다는 점이다. 허가 요건도 매우 까다롭다. 상차식 리프트 2대, 2.5톤 이상의 탑차, 사무실, 세차장 계약서, 주차장 등이 필요하다. 허가를 받은 업체들은 한 달에 250만 원을 벌면서 이러한 규제를 지키기란 쉽지 않다. 무허가 수거업체가 만연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지가공업체도 적법, 불법 따지지 않고 일단 가져온 폐축산물은 다 받고 있다.

적법업체가 가져온 폐축산물로는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원가 인상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결국,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으면 허가업체와 비허가업체간의 마찰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정부의 폐축산물 처리비용은 늘어나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 올 수 있어 현명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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