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50만 時代... 은행, 해외송금 시장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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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50만 時代... 은행, 해외송금 시장 쟁탈전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8.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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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兆 규모 해외송금 시장, 특화 서비스 경쟁 치열
외국인근로자 특화 점포만 33곳, 모바일 앱 개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시중은행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올해 기준 250만명에 육박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수는 지난해 말 기준 단기 방문을 포함해 200만명을 넘어섰다. 나아가 2021년까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해외송금 잠재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해외송금액 규모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인 해외송금액 규모는 지난 2012년 1조5,000억원에서 현재 약 3조원으로 7년 새 두 배나 늘어났다.

특히 국내 체류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노동자들(40%)은 수입을 수시로 본국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수수료 이익을 취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4대 시중은행(신한·KB·우리·KEB하나은행)의 외국인근로자 특화 점포는 33곳을 넘어섰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16곳, KB국민은행 8곳, 우리은행 5곳, 신한은행 4곳이다.

각 은행들은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일요송금센터도 운영한다. 평일 송금 업무가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 나름의 영업전략이다. 이들 특화 점포에선 환전과 송금은 물론 계좌·카드 발급, 출국 만기보험 지급대행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신한은행은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김해중앙지점을 외국인 특화 점포로 추가 지정했다. 김해중앙지점은 원곡동 지점, 대림동 지점, 의정부 지점에 이어 네 번째로 지정된 외국인 특화 점포다. 외국인 고객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에 능통한 직원들도 배치했다.

KB국민은행은 경기 북서부 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김포시 통진읍에 김포외환송금센터를 개설했다. 김포외환송금센터는 국민은행의 8번째 외국인 고객 전문 외환송금센터다. 캄보디아, 미얀마, 우즈벡, 베트남 국적 상담 직원을 특별 채용해 외환송금센터를 방문한 외국인근로자들의 언어통역을 지원한다. 

은행들은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 모바일뱅킹 앱(App)을 개편하거나 신규 출시하기도 했다.

외환은행 때부터 쌓아둔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송금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은 KEB하나은행은 최근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뱅킹 앱 하나 이지(Hana EZ)에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추가했다. 하나 이지는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부터 외국인 고객들의 의견을 상당폭 반영했다. 공인인증서 발급 생략, 복잡한 인증절차 간소화, 비밀번호·생체인증 간편 로그인, 계좌 비밀번호 입력 만으로 실행되는 해외송금,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외국환 거래 지정의 비대면 신청 등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365일 24시간 이름 입력 만으로 전세계 55만 제휴 가맹점에서 5분 정도면 수취가 가능한 'Just 송금 서비스', 금융권 최초로 모든 해외송금 진행 단계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은 획기적이다. 영어, 중국어, 태국어, 스리랑카어, 미얀마어, 베트남어, 필리핀어, 몽골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일본어, 방글라데시어, 네팔어, 러시아어, 우즈베키스탄어 등 시중은행 가운데 최다 16개 언어가 지원된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인 '우리글로벌퀵송금'을 출시했다. 서비스는 우리은행의 외국인 고객 전용 우리글로벌뱅킹(Woori Global Banking)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영어와 베트남어를 비롯해 8개국 언어가 지원된다. 수취은행 코드나 주소와 같은 복잡한 정보 입력 없이 은행명과 계좌번호 등 간단한 정보만으로 쉽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우리금융그룹은 캄보디아 전자지급결제사 'Wing'과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하반기 중 한국과 캄보디아 간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전용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글로벌 모바일 홈페이지를 열었다.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12개 언어가 지원된다. 은행 업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계좌이체나 모바일뱅킹 사용방법을 영상과 이미지로 보여준다.

한국 생활에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한국관광공사, 금융감독원, 다누리 등과 제휴해 음식점, 병원, 관광지 생활정보와 은행·보험 이용 방법이 담긴 전자책(E-book), 비디오영상(VOD)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한국에서 미(美) 달러화로 송금하면 179개국에서 119개 현지통화로 실시간 수령할 수 있는 'NH웨스턴유니온현지통화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송금수수료가 건당 10~20달러로 대폭 낮아졌고 한국의 송금인이 수수료를 부담하면 수령자는 별도의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개인당 건별·일별 미화기준 7,000불까지 전국의 농협은행 영업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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