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급한데 현금은 없고... '리츠'서 답찾는 유통기업들
상태바
온라인 급한데 현금은 없고... '리츠'서 답찾는 유통기업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7.29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어진 업계불황… '부진점포 정리·자금마련' 모두 해결
이달 25일 열린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임일순 사장. 사진= 홈플러스
이달 25일 열린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임일순 사장. 사진= 홈플러스

유통기업들이 수 조원대가 들어가는 온라인 사업 자금 확보를 위해 '리츠(부동산투자신탁)'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리츠를 통해 발생한 임대료와 자산매각 차익으로 현금을 확보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유통기업들은 리츠회사를 만들어 오프라인 점포를 매입하고, 여기서 발생한 임대료와 자산매각 차익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다. 이는 기업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방법으로 꼽힌다. 보유한 부동산을 리츠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로 현금흐름 부담이 커진 유통기업들에겐 탁월한 방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에 백화점·마트 등 9개 점포를 처분해 1조63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롯데쇼핑이 이번에 롯데리츠에 양도한 자산은 롯데백화점 구리점, 광주점, 창원점,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 청주점, 롯데마트 대구율하점, 청주점, 의왕점, 장유점 등이다. 

이를 통해 롯데리츠는 올해 5월9일 현물출자를 통해 취득한 롯데백화점 강남점(4249억원)을 포함해 백화점4개, 아울렛 2개, 마트 4개 등 총 10개 점포를 소유하게 됐다.

업계는 롯데가 온라인 사업에 3조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불황으로 현금창출이 어려워지자 부동산 유동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의 현금창출 능력은 9986억원으로 2013년 1조8176억원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온라인사업 투자에 계획한 3조 마련이 어렵자 리츠를 통해 해법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이달 25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리츠 상장에 재도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올해 3월 리츠상장을 시도했지만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리츠 상장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초 계획은 리츠 공모를 통해 공모가 4530원~5000원 기준 1조5000억원~1조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리츠상장 무산으로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긴 홈플러스는 보유자산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1월 '홈플러스 아카데미'연수원을 SK이노베이션에 1154억원에 매각했고, 단기운용하던 15억원 규모 금융상품도 처분했다. 또 모회사인 홈플러스스토어즈에 대한 중간 배당도 철회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2월 440억원 수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올 상반기 2968억원으로 상승시켰다. 여기서 확보한 자금으로 전국 140개 점포에 물류기능 장착과 풀필먼트센터, 스페셜 매장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 그룹도 최근 외국계 투자운용사로부터 총 1조원의 자금을 투자받아 신설법인 SSG닷컴을 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대규모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 등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4월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고, 6월 이를 유동화해 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부진점포와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화를 진행했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를 중심으로 리츠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 불황이 길어져 성장이 멈추면서 온라인 사업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며 "묶여있는 부동산 자산을 리츠를 통해 현금화 할 수 있고, 이는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효율화 측면에서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