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남방 공략 가속화"... 4대 금융지주 회장의 빅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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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 공략 가속화"... 4대 금융지주 회장의 빅픽처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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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영토 확장 단초, 新남방 전략 포인트 분석
4대 금융지주 해외법인, 현지화 통해 가파른 성장
좌측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시장경제 DB
좌측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시장경제 DB

새로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 수익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형 금융지주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4대 금융지주는 비은행 역할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 확대로 선진 금융그룹과의 경쟁력 차이를 줄일 방안을 연구하는데 매진하는 상황이다.

사령탑에서 해외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전략 포인트도 가지각색이다.

#. 선두 달리는 조용병號

먼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까지 그룹 내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0%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을 돌린 지역은 신남방이다. 신한금융은 신남방지역 중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인도, 캄보디아, 필리핀 등 7개 지역에 진출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을 필두로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이 신남방 개척을 위해 일제히 팔을 걷어붙였다. 총 125개 네트워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수만 무려 3,675명에 달한다. 글로벌 전체 점포의 76%, 글로벌 직원의 81%를 신남방시장에 두고 있다. 신남방 지역 자산은 77억달러로 그룹 전체 글로벌 자산의 26%를 차지한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2016년에 비해 95.3% 증가한 949억8,700만원으로 고성장했다. 신한은행의 자회사인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호찌민 본점을 중심으로 베트남 전역에 32개 지점을 두고 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신한베트남푸르덴셜소비자금융(SVFC) 출범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신남방 시장의 성장을 토대로 신한금융의 지난해 말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2016년보다 105.4% 증가한 2,36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전체 순익의 48.1% 수준이다.

#. 급성장 중인 윤종규號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글로벌 베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금융은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 크레디트뱅크(BCC)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갈수록 시간이 흐르자 미래먹거리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윤종규 회장은 과거 국내 시장에 안주했던 다른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달랐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그룹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해외 영토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윤종규 회장의 전략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주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KB금융은 현재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신남방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윤종규 회장은 그룹이 독자적으로 조성한 2,200억원 규모의 글로벌펀드를 활용해 해외 핀테크와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해외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글로벌 투자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현지 영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골드만삭스처럼 신(新)성장 분야 투자를 강화해 대출영업 위주의 체질을 확 바꾸겠다는 의미다.

후발주자인 만큼 규모는 작지만 해외 사업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KB금융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6년 대비 220.5% 급증한 232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 꾸준히 성장하는 김정태號

올해로 8년째 하나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정태 회장은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사업에 한창이다.

GLN 서비스는 국내 최초의 전자 지급 수단 해외 결제 시스템이다. 서비스를 개시하기까지 김정태 회장은 4년 간 사업을 직접 주도해왔다. 대만과 태국에 이어 연내에 베트남·일본·싱가포르·홍콩 등에서도 결제 서비스를 오픈하기 위해 활발히 논의 중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은 김정태 회장의 오랜 꿈이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4월 "하나금융이 수년 간 준비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사업을 통해 한국 주도 글로벌 페이먼트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태 회장이 그리고 있는 GLN 사업의 단초는 해외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멤버스다. 하나금융 GLN 서비스는 전세계 14개국 총 58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 주요 금융회사와 유통회사의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현금·포인트·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송금은 물론 인출까지 할 수 있는 글로벌 허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은 세계 24개국 199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유기적 성장을 추진 중이다. 우선적으로는 성장성 높은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지역에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멕시코 현지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오는 10월을 목표로 인도 구르가온지점을 신설해 인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도 일본 후쿠오카 출장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대만에 신규 지점 설립을 추진하는 등 현지 금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의 해외 사업 확장세는 꾸준하다. 해외법인들은 지난해 말 1,233억5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6년 대비 32.7% 증가한 규모다.

#. 손태승號의 차별화 전략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 출장길에 동행할 정도로 해외 사업 진출에 열정적이다.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우리금융은 하반기 글로벌사업 추진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26개국 449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해외 지점 확대 규모는 최대 7곳으로 예상된다.

역시 목표는 신남방이다. 손태승 회장은 캄보디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기존 진출 지역 외에 5개 안팎의 영업 거점을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등 법인을 둔 국가에선 법인 내 영업점 2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손태승 회장은 하반기 글로벌 사업에서 우량자산 중심 질적 성장, 비이자수익 창출, 디지털 채널 강화 등을 3대 전략으로 수립했다.

우선 질적 성장을 위해 현지 우량기업 타깃 마케팅, 현지 제휴영업확대, 현지 맞춤형 상품 출시 등을 통해 현지화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현지법인과 지사 영업과 투자은행(IB) 데스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안정성이 높은 발전·항공기 분야의 투자금융을 확대하고 해외진출 국내기업과 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선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손태승 회장의 해외 진출 전략은 남다르다. 사무소에서 지점·법인 설립해 현지 확대 단계를 밟는 다른 금융지주들과는 달리 M&A(인수합병)을 통해 신남방 지역의 네트워크를 단단히 구축했다.

우리금융이 국내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 발판을 만든이가 손태승 회장이다.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에서 글로벌 부문을 본격적으로 담당한 2014년 말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시작으로 지역 특성에 맞춰 소액대출기업과 저축은행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빠르게 현지화에 성공했다.

가는 곳이 곧 길이다. 우리금융의 해외법인은 지난 2016년보다 29.3% 늘어난 1,082억5,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64.3% 성장한 403억8,5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미국의 우리아메리카은행도 34.4% 증가한 205억1,000만원의 순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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