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진법 반도체' 상용화 가시권... 국내 연구팀, 세계 최초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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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진법 반도체' 상용화 가시권... 국내 연구팀, 세계 최초 구현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7.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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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진법 반도체, 초절전·고성능·소형화 등에 장점
삼성전자 파운드리 팹서 3진법 반도체 구현 검증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사진=삼성전자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사진=삼성전자

현재 쓰이고 있는 '2진법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3진법 반도체'의 상용화가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삼성전자가 지원하고 있는 '3진법 반도체'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정보 처리속도는 기존 반도체보다 훨씬 빠르면서도, 소비전력은 크게 줄인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가 등장할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초절전 '3진법 금속-산화막-반도체(Ternary Metal-Oxide-Semiconductor)'를 세계 최초로 대면적 실리콘 웨이퍼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15일(영국 현지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발표됐다.

반도체 업계는 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대규모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집적도를 높여 왔다. 그러나 기존 2진법 기반 반도체에서는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성능을 높일수록 증가하는 소비전력을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한계가 존재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3진법 반도체'다.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3진법 반도체는 0, 1, 2 값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3진법 반도체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줄어 계산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라 소비전력도 적다. 반도체 칩 소형화에도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숫자 128을 표현하려면 2진법으로는 8개의 비트(bit, 2진법 단위)가 필요하지만 3진법으로는 5개의 트리트(trit, 3진법 단위)만 있으면 저장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단위면적당 집적도를 높여 급격히 증가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려면 소자의 소형화로 인한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이 커져 누설전류가 증가한다. 그로 인해 소비전력도 증가하는 문제가 크다.

연구팀은 누설전류의 양에 따라 정보를 3진법으로 처리하도록 구현했다. 소비전력 급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누설 전류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반도체 소자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상태를 구현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현재 산업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반도체 공정에서 3진법 반도체를 구현했다. 상용화단계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의 2진법 반도체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해 초절전 3진법 반도체 소자와 집적회로 기술을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대면적으로 제작돼 3진법 반도체의 상용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2진법 시스템 위주의 반도체 공정에서 3진법 시스템으로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의 공정∙소자∙설계 전 분야에 걸쳐 미래 반도체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3진법 반도체는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바이오칩, 로봇 등의 기술발전에 있어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김경록 교수팀 연구지원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 팹(FAB)에서 미세공정으로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하고 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천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32개 과제에 6826억원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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