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전실, 협력사 노조 문제까지 챙길 여력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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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전실, 협력사 노조 문제까지 챙길 여력 없었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7.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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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와해 의혹 21차 공판... 피의자신문조사 공개
전 인사팀 임원 “계열사 문제는 계열사가 알아서 처리”
미전실 임원들 "협력사 문제는 협력사 자체 해결이 원칙"
“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 관련, 구체적 지시 내려보낸 적 없다” 증언도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 문제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일관된 진술이 검찰 조사에서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자살 사건, 근로자 감독,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대규모 노조 집회, 임금단체협상 등과 관련해 정보 및 상황 공유를 위한 보고가 일부 이뤄지긴 했지만, 미전실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려보낸 사실은 없었다는 진술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21차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미전실은 기본적으로 계열사의 자회사, 또는 협력사 문제는 보고받지 않는다”며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삼성이 ‘비노조 경영’을 했던 것은 맞지만, 이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개념이 아니라 합리적인 처우개선을 통해 근로자가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으며,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입수한 ‘노사전략’ 문건에 일부 과격한 표현이 들어가 있는 것은 당시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작성자들이 중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실제 문건의 내용은 복수노조 시행에 앞서 신규 노조 설립을 차단하기 보다는 인사 부문의 불합리한 관행을 시정하고 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문건에 기재된 ‘문제 인력’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검찰은 ‘문제 인력’이 노조에 가입한 협력사 근로자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조직 부적응자를 포함한 직원들의 불만을 미리 파악하고 예방하자는 일반적 조직관리의 일환”이라며 “자살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변호인단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삼성전자 인사지원팀 임직원들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인사팀장이었던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장 부사장, 김사필·목장균 삼성전자 전무, 신현진 삼성전자 상무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 인사팀장으로 근무했던 원기찬 사장과 정금용 부사장은 검찰 조서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노조가 생기는 것을 회사가 막을 수는 없다"고 진술했다. 

조서에 따르면 원 사장은 “아무리 조직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노조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임원들이 직원들의 인사평가를 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평,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도 “적법한 절차대로 노조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노사업무 담당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모르나,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전실에 근무했던 임원들은 중대한 사안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계열사의 문제는 계열사 자체적으로 해결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인사지원팀에 근무했던 목장균 전무는 검찰 조사에서 “삼성전자 자회사 직원의 사망 등 특별한 사회적 이슈는 회사 담당자로부터 보고를 받는다”며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의 경우, 2013년경 정치권에서 이슈화된 것을 계기로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목 전무는 “노사 업무와 관련해선 최평석 전무에게 연락을 하긴 했지만 지시 또는 보고를 받는 관계가 아니었고 협조를 요청하는 관계였다”며 “임원이 되면 다른 임원급 인사들과 주로 연락을 한다. 본인이 미전실 인사지원팀 소속 직원에게 별도로 연락을 하거나,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으로부터 별도 보고를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삼성전자 인사지원그룹장을 지낸 김사필 전무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는 계열사자회사의 협력사 문제라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미전실은 노조원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지 못하게 하라는 정도의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삼성전자 인사지원팀에서 근무했던 신현진 상무 역시 검찰 조사에서 “김사필 전무가 자회사의 협력사 문제까지 미전실에서 챙기는 것을 꺼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제가 당시 담당한 회사만 16곳이었다. 협력사 문제까지 감당할 여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신문조서에 따르면 신 상무는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언론에 이슈가 됐을 경우 ‘빨리 해결하라’고 얘기하는 정도”라며 “세세한 경우까지 미전실에서 나서면 계열사 오너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사건 22차 공판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425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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