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KB국민銀... '소통경영' 허인 행장, 연임 청신호
상태바
확 바뀐 KB국민銀... '소통경영' 허인 행장, 연임 청신호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1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객·직원 모두 행복한 은행, 서열주의 문화 타파 상징
디지털라이제이션 순항 중... 글로벌 순이익 157.4% 증가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이기륭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이기륭 기자

소통(疏通)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를 정도로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부드러운 친화력은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혁신(革新)을 따로 찾을 필요가 없다. 국내 은행장 가운데 첫 1960년대생으로 젊은 경영을 추진하고 허인 행장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서열주의 문화를 타파하는 세대 교체의 상징으로 통한다.

"고객과 직원이 행복한 은행을 만들겠다."

허인 행장은 평소 입버릇처럼 사람 중심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고객과 직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포용적 금융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이다.

허인 행장은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 서스름 없이 아이스 커피를 돌리고 전국 영업점 직원들과 만나 현장 고충을 듣는 선순환의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여념이 없다는 후문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은행장 월례조회를 철폐하고 조회사는 연(年) 4차례만 진행키로 했다. 상명하복식 지시 문화를 없애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나아가 종이·프레젠테이션·불통을 없앤 허인 행장의 3무(無) 캠페인은 정형화된 기업 문화의 틀을 깨는 초석이 됐다. 이밖에도 임원과 부서장 집무실을 슬림화하고 업무실 벽면을 유리로 교체해 직원 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토록 했다.

허인 행장은 지난 2일 정기 조회사를 통해 "사람 중심의 디지털 혁신으로 고객과 직원이 모두 즐겁고 편리한 경험을 하는 KB국민은행을 만들어 가자"고 언급했다.

취임 후 KB국민은행의 변화와 혁신 과정을 돌아보며 역량과 성과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핵심 경영전략임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기반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인사에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의 기본정신 아래 개방적이고 분권화된 열린 HR(인사) 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임원진을 향해서는 "앞으로 KB국민은행의 리더들은 코칭과 소통의 달인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직원들에게도 "여러분도 침묵하는 다수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 달라"고 했다.

허인 행장은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2년 간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인력·업무·문화 등 조직 전반을 리뉴얼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정기 조회사에서 "우리의 지향점은 디지털만 잘하는 은행이 아니라 디지털도 잘하는 은행"이라고 제시했다. "모든 고객이 디지털로만 거래하는 은행이 아니라 고객이 더 나은 경험을 받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은행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인 행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는 'KB Digital Transformation 선포식'을 개최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 혁신 조직으로의 본격적인 대전환을 선언했다. 아울러 2025년까지 디지털 관련 사업에 2조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인재 4,000명을 양성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고객과 직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금융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업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ABCDE'로 불리는 KB국민은행의 기술은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 데이터(Cloud Data), 에코시스템(Eco-system)으로 디지털 기술 패러다임 속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외에도 허인 행장은 글로벌 디지털 기업이나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활동을 강화해 KB국민은행의 서비스 영토를 계속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57.4% 증가한 60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허인 행장은 오는 11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실적이나 리딩뱅크 경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지만 내부에서는 허인 행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물론 안팎의 다양한 성과도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잣대지만 무엇보다 고객과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시 하는 허인 행장의 인품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초 노조 총파업 위기를 큰 탈 없이 이겨낸 원동력 역시 허인 행장의 소통 능력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통상 3년의 임기를 채웠던 전례와 다르지 않게 허인 행장의 연임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1,000여명의 직원들을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눈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소통경영 행보는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학만 소장은 "리딩뱅크 탈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동안 쌓아 놓은 노력이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는 만큼 연임을 계기로 허인 행장의 본격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