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나갔다”... 혼라이프 정조준 한 현대차 ‘베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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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나갔다”... 혼라이프 정조준 한 현대차 ‘베뉴’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7.0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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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싱글족 겨냥한 ‘소형 SUV’, 11일 국내 출시  
“1+1보다 퀄리티 좋은 하나”... 독창적 광고로 ‘혼라이프’ 컨셉 강조  
인도 시장 먼저 출시... 사전계약 3만3천대, 흥행 예감 
반려동물패키지, 오토캠핑족 위한 에어 카텐트 등 특화된 편의 기능
'부진 늪 빠진 신흥시장 점유율 반등 촉매제 될까' 업계 주목

“하루쯤은 빵 한 조각을 먹어도 브런치카페처럼.” 

어느 세대보다 자기만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도시 싱글족의 감성을 은밀하게 자극하는 광고 카피. 20대 여성 의류 혹은 생활용품 광고를 연상시키는 위 카피는 현대자동차가 11일 출시 예정인 소형 SUV 베뉴(VENUE)의 지상파 광고 중 하나다.

베뉴를 상징하는 대표 키워드는 ‘혼라이프’. ‘1인 가구’가 더이상 낯설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현대차의 전략이 담긴 표현이다.

‘엔트리 SUV’를 지향하는 베뉴는 광고에서부터 ‘혼라이프’를 강조했다.

햇살이 밝게 비치는 창문, 반쯤 가린 커튼 사이로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고양이 한 마리. 이어지는 카피, “집사가 나갔다. 이제 내 혼라이프를 즐겨볼까.”

기존 신차 광고의 틀을 깬 감각적인 광고 영상에는 현대차의 고민이 묻어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둔화로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해외판매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베뉴의 국내 출시는 회사의 올 하반기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판매 마진율이 낮은 소형 SUV의 특성상 회사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관측도 있지만, 국내는 물론 북미 시장의 신차 선호도가 세단에서 SUV로 바뀌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인도서 두 달 전 출시, 사전계약 3만3천대... 신흥시장 경쟁력 확인

현대자동차 소형 SUV '베뉴'. 사진=동영상 화면 캡처.
현대자동차 소형 SUV '베뉴'. 사진=동영상 화면 캡처.

해외 시장에서 베뉴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올해 5월 국내보다 두 달 앞서 인도 시장에 출시된 베뉴는 사전계약물량만 33,000대를 기록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기존 소형 SUV보다 한 단계 작은 차체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입비용과 편의성,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도는 경·소형차 수요가 많은 대표적 신흥시장이다. 현대차는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 반등을 위해 신차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지역별 영업망을 재정비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베뉴의 인도 시장 사전계약 성과는 회사 측에 희망적인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다.

베뉴의 가장 큰 특징은 작은 체급 대비 뛰어난 편의성이다. 무엇보다 마케팅 주요 공략 대상인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편의기능에 눈길이 간다. 베뉴의 편의기능은 이른바 ‘혼라이프’(1인 패키지)에 초점을 맞췄다.

◆반려동물과 오토캠핑을... 도시 싱글족 위한 감성 충만 편의기능

스마트폰앱을 이용한 차량 원격 제어는 물론이고 △반려동물 패키지 △오토캠핌용 공기주입식 에어 카텐트 △적외선 무릎 워머 등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차량 곳곳에 숨어 있다.

운전자는 스마트폰앱으로 차량 윈도우, 아웃사이드 미러, 선루프, 좌석 열선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과의 오토캠핑도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다.

반려동물패키지는 전용 카시트, 안전벨트와 연동할 수 있는 하네스(벨트), 오염 방지 시트커버 등 7종으로 구성돼, 운전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토캠핑족을 위한 ‘공기주입식 에어 카 텐트’는 설치도 이용방법도 간편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타이어 응급 처치 키트’에 포함된 공기주입기를 이용해 텐트 폴에 공기를 넣어주면 별도의 조작 없이도 텐트를 설치할 수 있다.

베뉴가 국내 소형 SUV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쌍용 티볼리(모델명 ‘베리 뉴 티볼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들 편의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아차가 내놓은 소형 SUV ‘셀토스’와의 집안 싸움도 관심거리이다.

가격은 베뉴가 티볼리에 비해 2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물론 체급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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