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함께하는 여행 '민들레문학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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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과 함께하는 여행 '민들레문학캠프'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7.03.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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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과 기성 문학인들이 함께하는 강원도 문학여행 민들레문학캠프가 성공적으로 마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 로 지난달 25~26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20여명의 노숙인과 2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민들레문학캠프가 진행됐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노숙인들은 2012년부터 예술위원회, 서울시, 사단법인 빅이슈가 진행한 홈리스 독서 창작 모임 '민들레 모임'의 참여 노숙인이다. 평소 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사회 참여 의지가 높았던 만큼 그들에게 이번 캠프는 국가적 행사에 참여하고 문화 갈증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민들레문학캠프는 25일 오후 '나를 닮을 것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기성 작가들과 노숙인들이 일대일로 짝을 이루어 봉평 이효석 문화마을을 산책하며 마음 속 깊은 대화를 나눴고, 특별히 노숙인들은 자신과 닮은 풍경이나 대상을 찾아 사진으로 담았다. 

강원도 봉평 출신의 김남극 시인의 '이효석의 문학과 삶에 대하여', 박경장 평론가의 '문학으로 나를 발견하기' 특강은 이효석 문학과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날 밤 이번 캠프의 하이라이트로 '문학과 삶이 빛나는 밤-오래 묵으면 묵을수록 단단해지는 생(生)'을 주제로 한 문학공연이 펼쳐졌다. 행사에서 고병태 배우는 노숙인 대상 문학 공모전인 민들레문학상 수상작 '방과 일', '6번 출구의 기도'를 낭송해 감동을 자아냈다.

김흥남 마임이스트는 움직임퍼포먼스를 통해 역시 민들레문학상 수상작인 '세차장 바닥을 흐르는 물'을 표현해 참가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끝 순서로 등장한 시를 노래하는 그룹 트루베르의 공연은 시(詩)와 노래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줄 수 있는지를 경험적으로 잘 보여준 멋진 무대였다. 

캠프 이틀째에는 참가자들은 평창동계올림픽 경기가 펼쳐질 알펜시아 체육 시설과 오대산 월정사를 방문하여 평창동계올림픽의 분위기를 미리 느끼고 평창의 문화를 체험하며, 일상에서 얻지 못했던 여유를 만끽했다. 

캠프를 기획한 윤석정 시인은 "예술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삶에 여백을 제공하고,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한다"며 "평창문화올림픽을 계기로 진행된 민들레문학캠프는 노숙인들을 위해 기획된 행사였지만 노숙인들과의 의미있는 만남을 통해, 실은 우리 작가들에게도 우리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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