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式 혁신' 통했다... 승승장구하는 진옥동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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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式 혁신' 통했다... 승승장구하는 진옥동號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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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글로벌' 두 마리 토끼 잡고 순항하는 신한銀
주요 부서 업무 시프트 단행... 안효열 상무 핵심 급부상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소재 본점 영업부에서 진행된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 캠페인에서 진옥동 행장이 직접 피해예방 안내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소재 본점 영업부에서 진행된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 캠페인에서 진옥동 행장이 직접 피해예방 안내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 3월 26일 열린 취임식에서 초일류 글로벌·디지털은행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진옥동 행장이다. 목표를 향해 3개월 간 쉴새 없이 달려온 진옥동 행장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돈키호테식 발상 없이 혁신은 없다"고 역설한 만큼 지옥동 행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특히 디지털 부분에 독립적인 인사와 채용 권한을 넘겨주기로 한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앞서 나갔다. 이는 디지털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사실상의 전권을 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진옥동 행장은 올해 인력채용 방향을 '창의 융합형 인재 확보'로 정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ICT 부문 인재를 연중 수시 채용하는 '디지털 ICT 신한인 채용위크' 제도를 도입해 제2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한글과컴퓨터그룹과 디지털 신사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R&D 협력,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협업, 모빌리티 신사업 공동 발굴 등 미래를 선도하는 스마트 금융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한 업무자동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진옥동 행장은 취임 직후인 3월 말부터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Ⅱ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올해 말까지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업무 프로세스 디지털화를 적용한 혁신적 서비스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진옥동 행장이 구축 중인 인공지능 기반 지원 시스템은 사실상 신한은행 업무 자동화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진옥동 행장은 38년이 넘는 경력 가운데 18년 이상을 일본에서 보낸 해외통으로 꼽힌다. 일본에서 SBJ은행 설립을 주도하면서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 받았다. 정부의 규제가 나날이 강화되는 악조건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진옥동 행장의 전략적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시점이다.   

진옥동 행장은 지난 100일 간 아시아 주요 지역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하노이 남부지점까지 현지 법인을 개점해 총 32개에 달하는 지점망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달에는 홍콩 비접촉식 선불카드 사업자 옥토퍼스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옥토퍼스는 홍콩 시민 99% 이상이 대중교통·소액결제시 사용하는 카드다. 신한은행은 이를 발판으로 현지 디지털 결제 서비스 부문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목표는 선진국 시장이다. 진옥동 행장은 취임 당시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지역과 신흥국을 나누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국내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축조달지역의 똘똘한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탄탄히 기반을 다진 이후 선진국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중기 경영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글로벌·디지털 뿐만이 아니다. 소통(疏通)은 어느새 진옥동 행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는 평이다. 진옥동 행장은 전국 주요 지역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4월 한달 간 현장경영에 나섰다. 그는 현장을 둘러보며 주요 지역의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인사를 나눴다. 직접 국내외 경제 전망에 대한 강연을 듣고 의견도 나눴다.

진옥동 행장은 지난 4월 2일 서울·경기지역을 시작으로, 같은 달 16일 대구·충청지역, 18일 호남지역, 23일 부산·울산·경남지역과 대구·경북 지역의 현장경영을 마무리했다. 진옥동 행장은 이 자리에서 영업현장 동향을 깊숙히 파악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방식으로 영업력을 강화했다.

4일에는 주요 그룹장에 대한 업무 시프트(Shift)를 단행했다. 행장 인사권을 활용해 임원진 진용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진정한 진옥동호(號)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진옥동 행장은 본부장·부서장을 주축으로 하는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안효열 개인그룹 상무를 전략기획과 재무관리를 담당하는 경영기획·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발탁했다. 안효열 상무는 1965년생이다. 주요 임원 가운데서는 막내다. 경영기획·소비자보호그룹장은 그동안 부행장급이 담당하던 자리였다. 앞으로는 전략기획, 재무기획, 회계, 리디파인(Redefine)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을 젊은피가 책임지게 됐다.

이 밖에 개인그룹(김성우 부행장), 기업그룹(최동욱 부행장), 영업추진2그룹(정만근 부행장), 기관그룹(이희수 부행장)의 책임자가 변경됐다.

자산관리(WM) 본부장에는 이재근 도곡역지점 커뮤니티장을, 대기업계열영업3본부장에는 강신태 대기업고객부장을 각각 신규 선임했다. 

나아가 진옥동 행장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본점에서 근무자 100여명을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영업점으로 이동시켰다. 이달부터 금융권에도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응해 일선 영업점의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달 영업점 발령을 받은 본점 직원 50명까지 감안하면 총 150명을 영업 일선으로 수혈했다. 영업 중심으로 현장 조직을 바꾸려는 시도다.

진옥동 행장은 이달 중순에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신규 임원들과 함께 하반기 신한은행 행보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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