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오자 뒤늦게 지역경제 챙기는 윤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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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다가오자 뒤늦게 지역경제 챙기는 윤석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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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지방은행장 불러 모아 "지역경제 집중해달라"
부랴부랴 후한 포상 약속... "당국이 진작 신경썼으면"
(왼쪽부터) 임용택 전북은행장, 김태오 대구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왼쪽부터) 임용택 전북은행장, 김태오 대구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3일 "지방 소재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이 완료될 때까지 지방은행이 지역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로 지역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쥐고 있는 지방은행들에게 뒤늦게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석헌 원장은 지원사격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 지방은행에 후한 포상을 약속했다.

윤석헌 원장은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나 리스크평가 시 지방은행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개선하고, 대손충당금 산정 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불리하게 적용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시금고 선정 때 지방은행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등을 돌린 지역민심을 달래기 위해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당근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헌 원장은 3일 전라도 광주은행 본점에서 지방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6개 지방은행장이 참석했다. 윤석헌 원장 취임 후 지방은행장을 따로 모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간담회가 시작되자 윤석헌 원장은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는 요구안을 테이블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윤석헌 원장은 "지역사정에 밝은 지방은행의 장점을 활용해 미래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하고 일시적 어려움에 처해 있으나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옥석가리기 해 필요한 자금중개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또한 "기업을 비롯한 차주에게 부당하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대출금리 운영의 합리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담보 제공자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하거나 법상 금지된 포괄근 담보를 요구하는 일도 개선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지방은행들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는 신속금융지원·프리워크아웃 등의 제도적 지원을,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게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윤석헌 원장은 미리 준비해놓은 듯 한 선물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놨다.

"지방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건전성 감독기준과 관행을 개선하겠다. 대손충당금 산정 과정에서도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 지방은행이 제 역할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 지방은행 경영진과 실무자 간담회를 정례화해 자주 소통하겠다."

아울러 윤석헌 원장은 영업범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더 나은 경영실적을 보여 왔다고 추켜세우며 "지역 시금고 선정 때 지방은행이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바빠지는 당국 수장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었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다가오자 정부와 당국이 황급히 민심을 챙기는 사실 하루 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진작 지역경제를 챙겼으면 지방상권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싶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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