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제재' 6개월째 질질... 최태원 불법대출 결론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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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證 제재' 6개월째 질질... 최태원 불법대출 결론 언제?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6.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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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없는 금융당국, 결국 원점 검토 가능성까지
황당한 금융위, 갈수록 낮아지는 솜방망이 징계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벌써 6개월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례회의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 대출과 관련한 제재안을 확정짓지 못하고 또 다시 의결을 보류했다.

심지어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의 조치 내용을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숱한 논의 끝에 가까스로 나온 결론을 금융위가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을 두고 거센 비판이 쏟아진다.

금감원은 지난해 실시한 종합검사에서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1,670억원의 자금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흘러 들어간 것을 문제 삼았다.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개인대출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실제 SP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실트론 주식을 두고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이후 SK실트론 지분 19.4%를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PC에 대출을 해줬지만 결과적으로는 최태원 회장이 해당 자금을 통해 개인 지분을 확보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격적으로 논란에 불이 붙은 것은 4월 초였다. 예상과 달리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제재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당초 금감원은 기관경고보다 높은 중징계 수위의 일부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기관경고로 수위를 대폭 낮췄다. 기존 임직원 직무정지 조치도 주의·감봉으로 완화됐다.

그러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윤석헌 원장이 국회에서 한 답변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했다"며 금감원의 경징계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해당 문제를 경징계하고 경고 처분에 그친다면 누구도 단기금융업무 제도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혼조정 기일에 참석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지난해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혼조정 기일에 참석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대출에 활용한 것은 명백한 사기행위"라며 관계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관계자들이) 관련 자료를 은폐한 의혹이 있고 명백한 부정거래 범죄 행위를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징계 처분은 계속됐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의결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일부 위원은 신용공여 해석 관련 법령 형식상 지나친 확대해석은 곤란하고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점 제재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선 과태료 5,000만원 부과마저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의에선 한국투자증권을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과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다가 징계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한국투자증권 제재안을 최종적으로 금융위가 막으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처음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중징계를 검토하다가 금융위에서 제동을 걸더니 제재 수위가 점차 낮아졌는데, 이러다 금융당국에서 최태원 회장의 대출 사건을 없던 일로 하자고 덮어버리는 건 아닌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다음 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 의견에 대한 금감원의 설명을 다시 듣기로 했다. 차기 금융위 정례회의는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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