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벌써 낙하산說... '내부 승진' 9년만에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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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장 벌써 낙하산說... '내부 승진' 9년만에 깨지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6.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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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행장 임기 6개월 남았는데... 벌써 외부인사 거론
전 금융당국 관료 출신들 차기 행장 내정됐다는 소문 돌아
'국책은행' 인사 특성과 '정권말' 시기적 특성 겹쳐 뒤숭숭
김도진 기업은행장. 사진=이기륭 기자
김도진 기업은행장. 사진=이기륭 기자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행장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낙하산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 고위 임원 출신 인사가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 차기 행장이 되기 위해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한 국책은행이어서 은행장 자리는 금융위원회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때문에 전직 관료 출신이 내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업은행장 자리에는 3연속 내부 출신이 선임됐다. 행원 출신인 조준희 전 행장은 2010년 말 기업은행 최초로 내부 출신 은행장이 됐다. 이어 권선주 행장이 2013년 말 취임해 은행권 최초로 여성 은행장에 올랐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시절에도 임기 만료(2016년 12월) 이전에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돌았다. 당시 부행장이었던 김도진 은행장이 그해 중순부터 차기 행장 후보로 거명됐다. 하지만 당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나 현기환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그러나 2016년 10월 말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내부출신 행장후보였던 김도진 부은행장이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권 말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 인사가 오는 것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 국책은행 인사의 특성과, 정권말이라는 시기적 특성이 겹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청와대나 금융당국 출신 등 외부인사가 행장으로 오는 데 대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최근 세 차례 내부출신 은행장으로 승진하는 관례를 만들었는데, 다시 과거로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도진 은행장 후임으로 외부인사가 올 경우 내부 승진 관행은 9년 만에 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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