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농협 아성 '흔들'... 조회수 톱은 6500만뷰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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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농협 아성 '흔들'... 조회수 톱은 6500만뷰 KB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6.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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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디지털 플랫폼 활용 혈안... '金튜브' 신조어 등장
구독자 27만 농협 1위... 조회수는 KB 1위, 우리 2위, 하나 3위
우리은행이 걸그룹 블랙핑크를 주인공으로 제작한 30초 분량의 ‘우리은행 X 블랙핑크’ 유튜브 영상 화면.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걸그룹 블랙핑크를 주인공으로 제작한 30초 분량의 ‘우리은행 X 블랙핑크’ 유튜브 영상 화면. 사진=우리은행 제공

대세는 유튜브다.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들까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문화 교류의 장이다. 유튜브는 어느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국민이 찾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져온 변화의 기류다.

유튜브 마케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예능에 국한됐던 유튜브의 저변은 정치·경제를 포함한 모든 사회적 이슈를 아우르는 콘텐츠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금융(金融)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금융사들은 모바일을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는데 혈안이다.

불과 1~2년까지만 해도 금융사 유튜브 채널은 TV광고 영상을 옮겨놓은 수준에 그쳤지만, 현재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즈혁신의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금융사와 유튜브를 결합한 '금(金)튜브'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무척이나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당대 최고의 배우, 아이돌,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 마케팅은 기본이다.

신한은행 채널에선 4개월차 신입 직원이 은행 채용에 합격한 꿀팁을 알려주고, KB국민은행 채널에선 유명 쉐프가 소상공인들에게 영업노하우를 전수해준다. 우리은행은 최근 어린이 저축습관, 착오송금 대처요령, 연금수령액 늘리기 콘텐츠를 채널에 업로드 했다. KEB하나은행은 미모의 유튜버가 알려주는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CEO 리포트의 경우 비록 조회수는 제한적이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준다.

'B급 감성'을 내세워 유튜브 경쟁에서 치고 나가던 NH농협은행의 독주에도 제동이 걸렸다.

15일 오후 12시 기준 주요 은행들의 유튜브 현황은 다음과 같다.

<신한은행> 동영상 116개, 구독자 9,000여명, 조회수 1,117만826회

<KB국민은행> 동영상 861개, 구독자 5만3,000여명, 조회수 6,499만4,584회

<우리은행> 동영상 522개, 구독자 7,200여명, 조회수 2,426만7,601회

<KEB하나은행> 동영상 99개, 구독자 1만9,000여명, 조회수 2,284만1,411회

<NH농협은행> 동영상 163개, 구독자 27만5,000여명, 조회수 1,322만9,469회

<IBK기업은행> 동영상 138개, 구독자 3,400명, 조회수 1,570만7,017회

일단 유튜브 채널의 기반라고 불리는 구독자가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이다. 2위는 5만3,000여명의 KB국민은행, 3위는 1만9,000여명의 KEB하나은행이다. 다음으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순이다.

하지만 조회수를 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디지털과 유튜브를 그렇게 강조하던 NH농협은행의 아성이 흔들릴 정도다.

배우 박보검의 인사가 담긴 신한은행의 '쏠쏠한 SOL루션' 영상은 유튜브 업로드 2주만에 무려 조회수 116만846회를 찍었다. 신한은행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만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총영상 조회수는 1,000만을 상회한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의 유튜브 전략은 1인 크리에이터 육성에 집중돼 있어 다른 시중은행과는 180도 차별화됐다는 점을 주목해볼 만하다. 

신한은행이 배우 박보검과 함께 만든 신규 광고 '쏠쏠한 쏠루션 신한 쏠(SOL)' 영상 화면.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이 배우 박보검과 함께 만든 신규 광고 '쏠쏠한 쏠루션 신한 쏠(SOL)' 영상 화면. 사진=신한은행 제공

유명 유튜버들이 총출동한 KB국민은행의 리브똑똑 영상은 1주일만에 조회수 51만7,000회를 기록했다. 물량공세가 남다르다. 2011년부터 861개의 영상을 업로드한 KB국민은행의 유튜브 조회수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견인한 손흥민이 출연한 KEB하나은행의 환전지갑 영상의 조회수는 536만6,472회에 달한다. 블랙핑크의 우리은행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687만4,700회를 넘어섰다. 배우 이정재와 개그맨 조세호가 출연한 IBK기업은행의 'i-ONE Bank' 광고영상 두 편은 각각 323만2,495회, 440만3,517회를 기록했다.

구독자수 1위를 달리고 있는 NH농협은행은 배우 정해인을 앞세워 차곡차곡 유튜브 조회수를 늘리고 있지만 폭발적이었던 흥행 열기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카드사 중에선 신한카드와 현대카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독자는 현대카드가 17만6,000여명으로 가장 많지만, 전체 조회수를 놓고 보면 신한은행이 5,486만8,671회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KB국민카드는 구독자가 7만여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조회수는 7,311만회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금융사들이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콘텐츠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내놓느냐가 유튜브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차별화된 유튜브 활용 전략이 향후 금융사의 미래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모두가 유튜브로 정보를 접하는 세상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광고·홍보시장이 고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튜브 쪽으로 급속도로 기울고 있는 만큼, 알기 쉬우면서도 다른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1~2주에 하나씩이라도 꾸준히 내놓는 것이 금융사 간 경쟁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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