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구하기 반대" 사방이 적, 암울한 김범수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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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구하기 반대" 사방이 적, 암울한 김범수號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6.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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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항소, 시민단체 대주주 자격 반대... IPO 꿈 '휘청'
예대율, 최근 60%대까지 급락... 자본확충 빨간불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카카오뱅크가 출범한지 2년 만에 흑자를 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IT 업계는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익 66억원에 대해 "실적 자체는 낮지만 잠재력이 무척이나 높다"고 추켜세우는 등 극찬 세례를 쏟아냈다. 

이에 화답하듯 카카오뱅크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또한 카카오뱅크 측은 모기업인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통과하는 대로 증자를 해서 자본을 확충하고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IT 업계는 "이대로라면 내년 카카오뱅크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카카오뱅크는 회사의 중대한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달콤한 꿈은 잠시였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김범수 의장의 1심 무죄 판결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카카오뱅크 대주주 전환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여부를 심사받아 지분을 34%까지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항소로 카카오 측의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사실 흑자전환이라는 그럴듯한 포장과는 달리 성장이 멈춘 카카오뱅크는 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1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 부문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지만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나란히 꼴찌를 다퉜다. 

지난해 80%대였던 예대율은 최근 60%대까지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대율이란 예금과 대출 간 비율을 뜻한다. 예대율이 낮다는 것은 들어오는 예금 규모에 비해 그만큼 대출이 잘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예금에 대해 지급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증가해 수익이 쪼그라들 수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2.12%였던 카카오뱅크의 NIM(순이자마진)은 올해 같은 기간 1.77%로 0.35%p나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중금리 대출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대출 금리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가 자본확충 없이는 이러한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에서의 도태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 심사는 빨라야 하반기에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의 심사가 나와야 금융당국이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나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의 항소로 소송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1심 결과만 보고 카카오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에 국회에선 특례법을 개정해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어 법 개정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주빌리은행,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카카오뱅크 구하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자격 완화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배가 용이하도록 하는 것일 뿐이며 자칫 모든 금융업의 대주주 자격 완화를 초래할 위험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카카오를 정면 겨냥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으로 산업자본이 34%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일반 은행에 허용하지 않은 특혜로 더욱 철저히 대주주로서의 자격 요건을 따지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추혜선 의원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카카오뱅크를 구하자는 것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더 쉽게 소유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촛불세력이다. 특정 세력을 대변하는 이들이 카카오의 대주주 자격 자체를 반대하는 만큼 정부와 여당이 쉽게 법 개정에 동참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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