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요즘 용돈을 현금으로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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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요즘 용돈을 현금으로 주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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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용돈테크’로 변신
티머니의 경우 어린이・청소년 할인등록 시 ‘생년월일 입력’만으로 본인인증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다. 사진=한국스마트카드.

‘교통카드’가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서 ‘용돈테크’의 수단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자녀는 어릴 때부터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교육을 배우고, 부모는 소득공제와 사용처 확인 등 실리를 얻을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동전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사회로 변하면서 ‘교통카드’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살고 있는 조남현(39)·박순영(38) 부부는 요즘 초등학생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 티머니(교통카드)로 입금시켜 주고 있다.

“용돈을 어디에 쓰는지 사용처도 알 수 있고, 소득공제(30%)와 청소년 인증까지 받을 수 있어요.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편의점과 빵집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할인과 적립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여러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조남현 씨)

의정부에 살고 있는 김유나(16)·김석남(13) 남매는 요즘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을 캐시비(교통카드)에 넣는 재미에 푹 빠졌다.

“편의점에서 뭐 사먹을 때 통신사 할인(15%)과 교통카드 추가 할인(최대 10%)까지 돼서 좋아요. 가끔씩 ‘교통카드로 결제 시 편의점 음식 반값 세일’을 할 때도 있어서 한 달에 1~2만 원은 아껴 쓰는 것 같아요”(김유나/김석남)

김유나 학생은 지난 20일 하교 후 친구들과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먹었다. 삼각김밥과 햄버거, 음료수와 과자를 구입했다. 금액은 총 8,200원이었지만 통신사 할인(15%)과 교통카드 추가할인(10%)까지 더해 1,680원을 할인 받아 총 6,520원을 결제했다.

최근 김유나 학생처럼 교통카드를 용돈으로 사용하는 소비층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교통카드사들에 따르면 교통카드 사용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학생들이 밀집돼 있는 학원가다. 대치동·평촌 학원가의 위치한 A편의점은 한 달에 무려 2,500건의 티머니 결제 건수를 기록 했다.

‘티머니’ 발행사인 한국스마트카드에 따르면 2006년 44억 원에 불과하던 티머니 유통 부문 사용 금액은 2012년에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었고, 2013년에는 1,386억 원, 2015년 2,506억 원으로 급상승했다.

‘캐시비’ 발행사인 이비카드도 매년 10% 이상 씩 유통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비카드는 청소년 고객층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만 9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민등록증과 같은 공적 신분증 기능을 교통카드에 추가했다.

전국교통카드산업협회 민병권 국장은 “버스·지하철 시장이 포화되면서 교통카드사들은 유통 가맹점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통 가맹점 수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교통카드 사용 만족도도 증가하는 중이다. 여기에 동전을 가지고 다니면 불편하다는 인식도 더해지면서 교통카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며 “현재는 수도권이나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져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앞으로 선박 등 다른 교통 수단까지 교통카드 기능이 확대되면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전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사회로 바뀌면서 ‘교통카드’ 같은 간편 결제 시스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발행된 동전의 개수는 6억 개다. 돈으로 환산하면 935억 원에 이른다. 회수된 금액은 367억 원에 그친다. 매년 수백 억 원의 동전을 새롭게 찍어내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99%(현금 사용률 2012년 2.6%→2016년1.4%)의 시민들이 교통카드를 사용하면서 동전의 위상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시민들이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불편함’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오는 4월부터 ‘동전 없는 사회’ 캠페인을 위해 편의점 1곳과 카드사 2곳을 선정해 카드만 쓰기로 했다. 유통기업들도 현금만 사용하는 가맹점을 늘린 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교통카드 충전모듈 외에 정보기술(IT)업체들을 포함한 전자금융결제사업자들이 생각하는 사업 모델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며 “간편결제를 연결해서 편의점 등 다른 매장에서 사용하는 모델 등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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