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고급빌라 안전진단 논란... 입주예정자 "감사원 감사 청구"
상태바
동탄 고급빌라 안전진단 논란... 입주예정자 "감사원 감사 청구"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5.28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건설사 신축 빌라, 시공 중 화재 발생, '셀프 안전진단' 문제로 시끌
입주예정자, 화성시에 공사중단 민원 제기... 화성시, 중지 요청 거절
화성시 “사진 보니 건설사 말이 맞다... 보강작업 끝나면 현장 확인”
입주예정자들 “화성시 결론 납득 못해... 객관적인 안전 진단 이뤄져야”
(왼쪽)화재로 타 버린 타운하우스, 화성시청 사옥. 사진=제보자 제공
(왼쪽)화재로 타 버린 신축 빌라, 화성시청 사옥. 사진=제보자 제공

경기 화성시, A건설, 동탄 신축 빌라 입주예정자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3월 A건설의 동탄 고급 빌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입주예정자들이 의혹투성이의 '구조 안전 진단 보고서'를 믿지 못하겠다며 화성시에 ‘공사 중단’ 민원을 제기했고, 시가 공사 중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감사원 청구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 B씨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건설사가 소방서에서 조사해 결론을 내린 발화지점과 다른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해 화재 안전 진단을 실시했다. 건설사의 구조 안전 진단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어 화성시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지만 시는 이를 거부했다.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14일 11시50분 경, A건설이 동탄에 짓고 있는 고급 빌라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의 발빠른 신고로 화재는 발화 시작 30~40분 만에 진압됐다. 화재를 진압한 화성소방서는 공사장 인부가 버린 담배꽁초가 공사자재(스티로품)에 옮겨 건물 4호 라인에서 발화가 돼, 왼쪽 6호 라인으로 화재가 진행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건설사는 업체를 선정해 안전 점검 보강 계획을 진행했고, 화재발생에 따른 안전진단 보고서를 화성시에 제출했다. 화성시는 안전 보고서를 기반으로 공사 재개를 승인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건설사와 안전 진단 업체가 짜고, 부실하게 점검을 진행했다며 화성시에 지난 주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입주예정자들은 4대 의혹을 제기했다.

첫 번째로 ▲지하PIT벽체 ▲내측벽체(내력벽) ▲1층 발코니 하부 보 ▲세대 내부의 안전진단 범위를 명확히 특정하라는 요구다. 보고서만으로는 이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콘크리트, 철근의 재료시험을 위한 시료채취를 소방서가 지목한 발화지점에서 다시 하라는 요구다. 이 부분은 '동탄 고급 빌라 시공 중 화재 사건'에서 가장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이다. 소방서는 4호 라인을, 건설사가 선정한 안전 진단 업체는 6호 라인을 각각 발화지점으로 보고 있다. 

세 번째로 콘크리트 및 철근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폭렬(화재로 패인 홈) 발생 위치에서 시료를 다시 채취해 시험하라는 요구다.

마지막으로 외관조사결과, 재료시험결과 등 안전성 검토를 위한 조사결과를 적용할 때 보수적인 관점에서 최소값(불리한 값)을 적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평균값을 적용했으므로, 수치 계산을 다시 하라는 요구다.

화성시는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에 대해 24일 회신했으나 입주예정자들은 시의 회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 방침을 밝혔다. 시의 회신에, 공사 중단 요구를 거절한 이유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본지의 취재에 응한 입주예정자는 "시가 건설사 측 입장만을 나열하고, 안전 진단 보고서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는 우리 지적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화성시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시 담당자와 연락을 시도했다. 시 담당자는 회신 문서에는 쓰지 않은 구체적인 공사 중지 거절 이유를 본지에 밝혔다.

먼저 발화지점 논란에 대해 시 담당자는 “화재 당시 사진을 봤는데, 건설사의 발화지점 주장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방서에서 결론을 내린 발화지점이 틀렸다는 것인지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소방서에 직접 확인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사진이 있는데 굳이 물어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안전 점검 업체가 점검을 하러 온 날(3월 23일) 이미 폭렬 부위가 시멘트 같은 것으로 채워져 있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안전 점검 업체는 폭렬 깊이를 제대로 알 수 없었고, 독립적인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런 내용을 확인했는가'라고 재차 질문하자 “우리(화성시)는 안전 점검 업체가 당시(3월 23일)에 (최초로)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 담당자는 “궁극적으로 화재 안전 보강 공사 시 설계 기준 이상의 강도가 나오면 문제가 없다”며 “보강 공사가 끝나면 우리가 또 가서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