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한국 온 부시와 단독면담... 민간외교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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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한국 온 부시와 단독면담... 민간외교 광폭 행보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5.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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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부시家, 1992년부터 인연... 이 부회장, 광화문서 비공개 면담
이 부회장, 아들 부시 前 미 대통령... 1996년 텍사스 반도체 공장 ‘인연’ 
최근 1년 사이 인도 모디 총리, UAE 왕세제와 각각 두 차례 회동  
이 부회장 정상급 네트워크, 삼성전자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만나 비공개 면담을 했다. 사진=삼성전자.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만나 비공개 면담을 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30여분간 비공개 면담을 했다. 22일 열린 면담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와 맞물려, 만남의 배경과 두 사람 사이의 대화 내용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 사실은, 22일 이 부회장이 광화문의 한 호텔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이 찾은 광화문 호텔을 숙소로 정했다.

이 부회장이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난 건 2015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골프국가대항전 ‘프레지던츠컵 대회’ 개막식 이후 4년 만이다.

삼성가(家)와 부시가(家)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2월 이건희 전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조지 H.W.부시 미국 대통령과 독대를 했다. 이건희 회장과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인연은 이재용 부회장과 아들 부시 전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1996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COO(최고운영책임자) 자격으로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만났다. 정치 신인이나 다름 없었던 조지 W 부시 주지사는 텍사스 오스틴에 삼성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데 정성을 쏟았다. 조지 W 부시 주지사는 2년 뒤인 1998년,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2003년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에서 개최한 ‘나노테크 3개년 투자’ 기념행사에는 부친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서울고법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업무에 복귀한 뒤, 적극적인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올해 설 연휴 기간 중 중국 시안에 있는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상황을 챙긴 것을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일본 베트남 인도 등에 위치한 삼성전자 해외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부회장의 대외활동 가운데 특히 주목할 부분은 주요국 정상과의 만남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회사로 돌아온 뒤, 인도 베트남 UAE 정상급 인사들을 만나 삼성의 글로벌 사업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의 면담도 이런 흐름의 하나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대외 행보에 대해서는,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한발 앞서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그가 최근 얼굴을 맞댄 정상급 인사들의 면면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이 부회장이 최근 1년 사이 만난 정상급 인사는 인도 모디 총리,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 UAE의 실권자로 알려진 모하메드 빈 자예드 나흐얀 왕세제 등이다.

베트남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세계 최대 생산기지를 품고 있으며 인도는 삼성전자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UAE 모하메드 빈 자예드 나흐얀 왕세제는 5G와 반도체 산업 분야에 관심이 매우 많다. 삼성전자가 중동지역에서 입지를 탄탄히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인도 모디 총리, 모하메드 빈 자예드 나흐얀 왕세제와 각각 두 번 만났다. 인도, UAE 현지에서 이 부회장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한국을 방문하면서 먼저 이 부회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모디 총리는 이 부회장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초정했고, 모하메드 빈 자예드 나흐얀 왕세제는 올해 2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아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사업장 안내는 이 부회장은 직접 맡았다.

이 부회장의 정상급 네트워크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황제라 볼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포함된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을 만나 미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인연은 더 깊다.

시진핑 주석은 2005년 절강성 당서기 재임 시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시안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다. 시 주석과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7월 서울에서, 같은 해 10월에는 베이징에서 두 차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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