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우려 확산... '부동산'에 눈돌리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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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우려 확산... '부동산'에 눈돌리는 금융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5.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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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부동산 투자 설명회 잇따라 개최
원화가치 불확실성 확대, 실물자산 관심 고조
금융지주들, 부동산신탁사 인수에 안간힘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시장경제 DB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시장경제 DB

한국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화(USD)와 부동산 투자에 자금이 급속도로 몰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로 국내 경기는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원화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가파르다.

원화 가치의 불확실성은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자극하고 있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실물자산인 부동산으로 금융권은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장년층 고객 120여명을 초청해 노후 자산 관리법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가장 먼저 나온 주제는 바로 '부동산을 활용한 평생월급 만들기'였다. 행사에 참석한 고객들은 "노후 자산관리에 꼭 필요한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한번에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호평했다.

지난달 24일에는 NH농협은행이 최우수 고객(VVIP)을 대상으로 부동산 세미나를 열었다. 농협은행 관계자가 최근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투자 동향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자 고객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국내 투자처는 물론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진 해외 부동산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오갔다.

이에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9일부터 이틀 간 송파구 송리단길과 방이동 먹자골목 일대에서 '제7회 부동산 투어(投:語·Tour) 세미나'를 개최했다. 부동산 투어 세미나는 하나은행의 전문가들이 투자 관심 지역을 고객과 함께 직접 탐방하는 체험형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투어에서 참가자들은 특히 송리단길과 방이동 먹자골목의 실제매물에 대한 가격분석, 상권변화와 투자포인트, 해당상권 맞춤형 투자 유의사항이 담긴 상세한 자료와 실시간 상담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제7회 KEB하나은행 부동산 투어(投:語·Tour)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들이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하나은행 제공
제7회 KEB하나은행 부동산 투어(投:語·Tour)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들이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하나은행 제공

장기 불황 대비해 부동산 사업 확장을 노리는 금융사도 부쩍 늘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일 아시아신탁 지분 60%의 인수를 완료했다. 15번째 자회사 편입이다. 잔여 지분 40%는 2022년 이후에 취득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 인수로 KB부동산신탁(KB금융)과 하나자산신탁(하나금융)에 이어 세 번째로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한 금융지주가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초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기 위한 경영권 지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07년 후발주자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한 국제자산신탁은 지난해 기준 수탁액 23조6,000억원에 당기순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대리사무와 같은 부동산 개발 관련 부수업무 비중을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당시 국제자산신탁을 두고 우리금융과 경쟁을 벌였다. NH농협금융은 농협네트웍스와 함께 정부의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 신청을 했지만 지난달 예비인가 단계에서 탈락했다. 고배를 마신 NH농협금융은 여전히 부동산신탁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부동산신탁업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사실 정부 인가를 받아야 사업이기 때문에 절차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1개 회사가 시장을 과점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카카오는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피합병법인인 (구)카카오엠의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다만 카카오 측은 부동산 임대업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각종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가 향후 부동산 사업에도 충분히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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