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베트남 1위 민영기업 빈그룹(Vingroup)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동남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SK는 1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를 바탕으로 양사는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신규사업 투자는 물론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시총 1위 민영기업이다. 부동산, 유통, 호텔·리조트 사업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빈 그룹은 최근 10년간 총자산 규모가 14배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조8230억동(약 1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년 동안의 연평균 매출 성장율은 45.5%에 달한다. 

이번 베트남 투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 화두인 ‘딥체인지(근본적 변화)'와 직결된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링(Partnering)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 ▲현지 파트너와의 시너지 강화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SK 관계사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을 위해 공들여왔다. 2017년 11월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첫 면담을 가졌고, 1년 만인 지난해 11월 응웬 총리를 다시 만나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눈 바 있다. 

특히 이번 투자 건의 경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해 5월 팜 녓 브엉 빈그룹 회장과 만나 협의를 시작한 후 1년여 만에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ASEAN(아세안) 국가 중 가장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보유한 빈그룹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강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ICT를 접목한 인프라 구축과 국영산업 민영화 흐름에 맞춘 협력사업 모델 개발 등 관련 논의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SK는 지난 해 8월 동남아 투자 플랫폼인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시총 2위 민영기업인 마산 그룹 지분 9.5%를 약 4억70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하며 베트남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