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85% "첫집 전세"... 대출 평균 1억1000만원
상태바
신혼부부 85% "첫집 전세"... 대출 평균 1억1000만원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5.13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부동산 “신혼부부 85% 전세로 시작... 평균 전세값은 1억8400만원”
결혼정보업체 듀오 “신혼집 마련에 1억7000여만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혼부부 80% 아파트 선호”
지방일수록 전세 보다 매매 비중 높아

우리나라 신혼부부 10쌍 중 8쌍은 결혼 후 최초 주택을 ‘자가’가 아닌 ‘전세’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세집에 살기 위해 지출하는 금액은 1억7000만~1억8000만원 정도였고, 살고 싶은 주택의 유형은 '아파트'가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지방으로 갈수록 ‘전세’ 비율은 낮아지고, ‘자가’ 비율은 올라가는 추세를 보였는데, 지방일수록 집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자가'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KB국민은행에서 2018년 주택대출(주택구입자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27~35세 신혼부부 고객의 대출 총 5만3978건을 분석한 결과, 전국 신혼부부의 84.9%가 신혼집을 '전세'로 시작했다. 내 집을 마련한 비율은 15.1%에 불과했다. 신혼부부의 전셋집 비중이 높은 지역은 서울(92.3%), 세종(91.2%), 대전(89.4%), 강원(86.6%), 부산(86.0%) 순이었다. 전세 비중이 비교적 낮은 지역은 광주(69.1%), 전남(70.0%), 제주(73.0%), 울산(73.6%) 등이었다.

지방으로 갈수록 전세 비중이 낮고, 자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유는 역시 ‘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과 지방의 신혼집 마련 금액은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1만7393건 대출 중에서 주택구입자금대출은 1338건으로, 주택가격은 평균 3억8000만원(자가마련 2억3000만원+대출 1억5000만원, 전용면적 61㎡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세자금대출은 1만6055건으로 전셋값 규모는 평균 1억8000만원(자가마련 7000만원 + 대출 1억1000만원, 전용면적 41㎡)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를 월 평균 대출이자로 환산하면 매입은 38만원, 전세는 23만원을 부담 중이다. 경기도 매매는 평균 2억7400만원(전용면적 70㎡), 전세는 평균 1억4500만원(전용면적 56㎡)로 집계됐다.

사진=KB부동산
사진=KB부동산

경상, 전라, 충청, 강원도 주택 매입가격은 평균 1억8000만원, 전세는 평균 1억원이었다. 신혼집 준비를 위해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지역은 ‘전북’이었다. 전북의 평균 매입 금액은 1억7000만원, 전세 9500만원 수준이었다. 서울 대비 절반 수준이다.

수도권이 지방보다 전세가 많은 이유에 대해 부동산 정보 플랫폼 기업 경제만랩 오대열 팀장은 "비싼 집값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서울의 경우 평균 결혼 비용을 모두 투자한다고 해도 매매가 이뤄질 만한 주택 매물이 사실상 많지 않다. 또한 일단 전세로 시작하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신혼희망타운 등 정부 주거정책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는 추세가 강한 만큼 지방에 비해 자가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은 집 값 상승폭이 서울 보다 더딤에도 '자가'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오 팀장은 "지방 어디냐에 따라서 다르다. 유동성이 많지 않은 지역의 경우 매매가의 차이가 큰 갭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서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다면 물론 집값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고 100대1을 넘는 청약경쟁률로 지방 분양시장의 열기를 잇고 있는 ‘대대광’(대구·대전·광주)의 경우에는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집값 상승과 하락 등이 활발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의 경우는 새 아파트 공급이 드물고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실거주 및 투자 목적의 매수자들이 많아 집값이 유동적이다"고 밝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남 508명, 여 492명)을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자금으로 쓴 돈은 평균 2억3186만원이었는데, 이중 신혼집 마련에 1억7053만원을 사용했다. 신혼집 마련이 결혼비용에서 73.5%에 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듀오
사진=듀오

그렇다면 신혼부부는 아파트, 단독주택, 다가구 등 어떤 주택 유형을 선호할까. 지난달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만 25∼39세 미혼 남녀 3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청년층의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79%는 아파트를 희망했다. 이어 단독주택 14.8%, 연립 및 다세대주택 3.6% 순이었다. 남성(77.6%)보다는 여성(80.8%)의 아파트 선호도가 높았고, 단독주택 선호도는 남성이 조금 높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떤 유형의 주택 마련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아파트는 40%만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연립 및 다세대 응답 비율이 36.7%로 높아졌다. 13.1%는 오피스텔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부모의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신혼집을 아파트로 마련할 수 있다는 응답이 높았다. 남성의 경우 부모 경제 수준이 ‘상’인 그룹은 53.1%인 데 비해 ‘하’ 그룹은 26.4%에 그쳤다. 신혼집 점유형태도 73.9%는 자가를 희망했으나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응답은 13.4%에 불과했다.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