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홀’ VR게임 모조리 흡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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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홀’ VR게임 모조리 흡수 한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2.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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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하나로 게임 방송 ‘시청’에서 ‘참여’로 바꿔

“후방에 적이 있어요”, “오른쪽 난간 위에 있는 아이템을 안 먹고 지나갔어요.”, “위에서 떨어지는 낙석 조심하세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 게임을 하다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상황을 시청자들이 알려주는 목소리다.

빠르면 다음 달부터 이처럼 시청자들이 게임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한 스타트업이 VR 게임 방송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방송 플랫폼을 만든 기업은 볼트홀(대표 양승준)이다. 본업은 모바일 VR 게임 개발이지만 최근 들어 VR 게임 방송 플랫폼 기업으로 더 유명해졌다.

볼트홀은 지난해 8월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빅뱅엔젤스와 정부로부터 3억 원의 엔젤 투자를 받기도 했다.

양 대표는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시청자들이 단순히 게임방송을 바라보던 방식을 벗어나 참여 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게임 방송의 트렌드를 바꿔 놓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볼트홀이 도전한 VR 게임 방송 플랫폼 분야는 ‘미지의 땅’과 같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실패할 확률도 당연히 높다.

볼트홀 양승준 대표. 사진=볼트홀.

‘VR’이라는 단어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트렌드를 타고 국가의 아젠다(Agenda)까지 부상 했지만 현재 게임 시장에선 신생아 수준이다.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리그오브레전드(LOL)나 차기작들과 비교해 보면 VR 게임은 아직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다. VR 게임도 아닌 VR게임 방송 플랫폼을 개발했으니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큰 상태다.

양 대표는 이러한 평가에 대해 “VR게임은 VR로 시청해야 제 맛이죠”라고 받아쳤다. 단순한 호기가 아니었다. 냉철한 시장분석과 가혹한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에 따르면 게임 시청 방식이 ‘즐기는’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아마존이 게임 중계업체 ‘트위치’를 1조원에 인수하고, 아프리카TV같은 MCN(Multi Channel Network) 시장을 게임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요. 이는 앞으로 방송플랫폼이 게임업계의 트랜드를 이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실제로 아프리카TV에 따르면 방송 트래픽의 64%가 게임방송 집중돼 있다)

여기에 VR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VR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300만 원 상당의 하드웨어 장비를 구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VR 게임 방송 플랫폼은 고가의 장비가 아닌 일반 PC랑 모바일로 체험할 수 있어요. 구글카드보드만 있으면 되죠. 이 VR 대중화를 촉진 시킬 것입니다.”

VR, 3D게임은 VR로 관람해야 한다는 요구와 새로운 형태의 시청 방식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도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방송 시장은 별풍선을 주거나 채팅을 하는 수준입니다. 사람들은 더 직접적인 참여를 원하고 있죠. VR 방송이 그 욕구를 채워줄 수 있어요. VR이 가지는 시야각의 특수성 때문에 ‘10시에 괴물 출현이요’, ‘앗 그렇군요, A님 감사합니다’라는 식의 새로운 상호 작용이 BJ와 시청자들 사이에 나타날 것입니다.”

컴퓨터 게임인 '도타2'를 VR로 시청할 때의 모습. 사진=볼트홀의 VR게임 방송 캡처.
볼트홀에서 자체 개발한 게임의 VR 영상 360도 파노라마. 사진=볼트홀의 VR게임 방송 캡처.

플랫폼을 개발이 쉽지만은 않았다. 양 대표는 개발 기간 동안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최적화 시키는 데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Software Development Kit)를 만들어 3개의 게임을 적용해 봤는데, 한 시간안에 적용이 됐어요. 하지만 데이터화를 시키고, 회원가입 절차를 만들고, 실시간 시청률 체크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죠.”

양 대표는 VR 게임 방송 플랫폼 시장의 규모가 향후 e스포츠 시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 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 대표에 따르면 현재 e스포츠 시청 시장의 규모는 5,500억 원 수준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e스포츠 시청자 중 63%가 향후 6개월 이내로 VR 시청 기기를 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VR 시청률이 높아지고 전체의 절반 이상이 VR로 볼 것이라는 게 양 대표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VR 게임 방송 플랫폼의 확장성이 주목된다. VR의 최대 장점은 360도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스포츠에 대입하면 효과는 극대화 된다. 이를테면 야구 시청 시 중계 카메라는 투수와 포수, 타자만 잡고 있는데, 시청자는 유격수를 보고 싶다거나 덕아웃을 보고 싶을 때 고개를 돌리면 된다. 게임 방송에서도 중계 카메라가 잡아주는 전투 장면과 상관없이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다.

양 대표는 VR 게임 방송 플랫폼 개발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도전은 3D 게임 방송이다.

“빠르면 다음 달 말부터 VR 게임 방송 플랫폼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VR 콘텐츠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플랫폼 안정화 이후에는 5G를 통해 3D 입체 방송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3D게임을 VR로 체험하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죠. 게임 개발사도 자신의 게임을 VR로 체험하는 걸 잘 모를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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