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칼럼] 오바마 취임식과 박근혜 취임식
상태바
[로버트 김 칼럼] 오바마 취임식과 박근혜 취임식
  • 로버트 김
  • 승인 2016.06.24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18대 대통령 취임식은?

지난 월요일(1월21일)에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취임식을 치렀습니다.

워싱턴 기념탑과 의회건물 사이를 내쇼날 몰(National Mall)이라고 하는데 이 광장에 8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고성능 스피커와 곳곳에 설치된 대형 TV화면을 통해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보면서 듣기에 좋은 대통령의 말이 스피커에서 나올 때 마다 손에 들고 있는 작은 성조기를 흔들면서 “오바마(Obama)"와 ”4년 더(four more years)“를 연달아 외치면서 모두가 애국자들이 되어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이 취임식의 증인이 되고자 많은 사람들이 타지에서 유입되어 워싱턴 호텔들은 만원사례가 되어 정말로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한 TV 앵커맨은 워싱턴시는 4년 마다 맞이하는 수퍼볼(Super Bowl)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기는 미식축구인데, 금년 수퍼볼은 다음달 3일에 뉴 올린스(New Orleans)에서 열립니다.

현재로 표 한 장에 3천불(3백만 원)이상을 호가하고 있으며, 타지방에서 그곳에 가려면 비행기 표에 숙박비 등 큰돈이 드는데도 사람들은 열광하고 그곳에 갑니다.

수퍼볼은 두 컨퍼런스(American Football Conference의 16팀, National Football Conference의 16팀)의 승자가 그 해의 마지막 축구경기를 치르는 큰 행사입니다.

이번 수퍼불은 San Francisco 49ers와 Baltimore Ravens가 대결하게 되었는데, 이 두 팀의 코치가 우연히도 형제이기 때문에 그들의 부모는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할지 혼란을 겪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번 오바마의 2기 취임식은 성대히 그리고 절제 있게 거행되었습니다.

4년 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이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이를 지켜봤습니다.

그 때는 미국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대통령이 되어 외면당하고 무시당하던 많은 흑인들이 열광으로 환호 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흑인 대통령으로서 두 번의 임기를 갖게 됨으로 8년의 권좌를 누리게 된 오바마는, 미국 뿐 아니라 세계의 지도자로서 큰 책임을 4년 더 떠안게 되었습니다.

4년 전 부시정권에서 물려받은 엄청난 국가채무와 고도의 실업률 그리고 중동에 벌려놓은 전쟁문제를 떠맡고 출발한 오바마 정권은 그의 철학인 부의 분배정책이 상황이 좋지 않은 세계경제 때문에 더욱 큰 암초를 만나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직면 해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오바마 정권 아래 의회(議會)에서 승인 해 준 채무한도를 넘어 국가채무는 계속 가중되고 있습니다.

10%로 육박했던 실업률이 겨우 7.8%로 호전 되면서 그의 당선에 많은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이 엄청난 채무 때문에 미국은 부도에 직면할 상황이 되어 많은 지성인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배정책에 혜택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은 이런 것에 개의(介意)하지 않고 오바마를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 시켜주었던 것입니다.

오바마는 대통령 선서식 연설에서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One nation, one people)'을 주제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호소하면서, 평등하게 지음 받은 인간은 생명, 자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부여 받았다는 미국의 독립선언문 일부도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케네디의 말도 인용했는데 즉 자유수호의 횃불을 전해 받은 미국인들은 어떤 대가도 치를 것이며, 어떤 짐도 질 것이고, 어떤 어려움에도 맞설 것이며, 어떤 우방이라도 돕고, 어떤 적에게도 저항하겠다고 외쳤습니다.

17분간의 연설이었지만 정말로 호소력이 넘쳐났습니다.

그의 호소가 그 날에는 수긍이 되는 것 같아 보이나 앞으로 이 미국의 문제 덩어리를 오바마가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설 잘 하기로 유명한 오바마가 이 큰 문제 앞에도 당당하게 호소하는 그의 모습을 TV에서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에서 내달에 있을 박근혜 대통령도 그의 취임식 연설을 이처럼 국민들에게 호소력 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만연되어 있는 이념논쟁, 여야의 다툼 그리고 연령에 따라 다른 국가관을 민주주의 기치(旗幟) 아래로 끌어드리고 동서간의 화합이 잘 이루어지도록 지혜롭게 해결 할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호소와 능력을 기대 해 봅니다.

그리고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식이 끝나 청와대로 향하는 도중에 차에서 내려 그의 앞날을 축복하는 국민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가두행진에는 미국의 총기사고 충격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에 압도적(overwhelming)이고 철저한 보안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질서정연하게 폼을 이룬 수많은 경찰 오토바이와 열 두 대의 검은 방탄차 그리고 그 뒤에 한 대의 앰뷸런스 차를 비롯해서 모든 차들이 전조등을 반짝이면서 대통령과 부통령 부부동반의 도보행진에 동반했습니다.

돌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건장한 경호원들이 긴 코트 안에 무기를 감추고 단추를 열어놓고 함께 걸어가는 모습과 이들의 안전을 위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길가에 부동자세로 서있는 군인들의 줄, 그리고 그 뒤에서 성조기를 흔들면서 대통령의 앞날을 축하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미국의 보안과 질서에 저도 압도당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기들이 뽑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미국의 축하행사를 TV에서나마 보면서 이처럼 그들이 뽑은 지도자를 존경하고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호하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로버트 김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