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 ‘20평 커피숍’ 매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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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창업] ‘20평 커피숍’ 매출 하락..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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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씨(42)는 수원에서 프랜차이즈 커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 씨는 직장인이었다. 상사들이 45세에 희망퇴직을 하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창업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사표를 던지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최 씨는 장사 경험이 전무하다. 상권과 입지 분석, 업종에 따른 경영 방식 등 아무것도 모른다. 첫 창업인 만큼 점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독립 창업 대신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한 것이 전부다.

점포의 규모는 20평. 사무단지 근처 오피스텔 1층에 위치해 있다. 3040대의 회사원을 겨냥해 장사를 하고 있다. 창업비로 총 1억5,000만 원이 소요됐다.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 큰 규모의 창업이다. 보증금 4,000만 원, 나머지는 리모델링비와 가맹비로 사용했다. 신규 점포여서 권리금은 따로 없었다. 월세는 200만 원이다.

11개월간 장사를 해보니 한 달 평균 매출은 450만 원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15만 원 꼴이다. 주말에는 평균 5만 원의 매출도 나오지 않고 있다. 평일 낮 11~14시까지의 매출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적자라는 것이다. 재료비로 150만 원, 월세 200만 원, 인건비, 관리비, 대출이자, 기타 잡비 등을 제하고 나면 최 씨 인건비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추가 대출을 받아 종업원들의 인건비와 월세를 내는 상황이다.

최 씨는 매출을 더 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시경 무료 컨설팅팀>에 도움을 의뢰했고, 팀은 ‘소형 점포 창업’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직장인 최정우 씨는 퇴직 후 입지와 트렌드를 전혀 고민하지 않고 커피 전문점을 차려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 시장경제신문 DB.

최 씨 점포의 가장 큰 문제는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창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입지와 상권, 특히 트렌드를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소규모 커피 전문점으로 적합한 곳에 대형 커피 전문점을 개업해 손해가 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점포가 위치한 곳은 전형적인 넥타이 부대 상권이다. 저녁과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 점심시간을 기준으로 약 3~4시간 안에 빠른 회전율로 승부를 봐야 하는 곳이다. 오전 6~8시 사이 출근길에 반짝 매출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역시 점심시간에 발생한다. 테이블을 갖춘 커피 매장보다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수익률이 훨씬 좋을 수밖에 없는 상권이다.

무엇보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물주와 상의해 평수와 월세를 절반 이상으로 낮추자고 재협상을 하고, 소형 점포로 변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동일 상권 내에 20여개에 달하는 커피전문점, 커피를 판매하는 디저트 점포들이 있다는 것도 적자의 이유다.

소형 점포로 변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피크타임에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테이크-아웃 세트 메뉴를 마련해야한다. 점포의 평균 1인당 객단가는 2,500원 수준이다. 이를 3,000원 이상으로 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체로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 소비가 이루어지므로 식사와 차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세트 메뉴를 개발해 점심 식사 고객을 유입시켜야 한다. 샌드위치, 번, 와프, 베이글 등의 식품이 원만하다. 최 씨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여러 커피전문점을 방문해 점포에 맞는 아이템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빠른 회전율을 위해 종업원들의 동선과 업무 분담도 분명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효율적이지는 못하다. 포스에서 주문을 받는 사람과 바리스타의 경계가 분명하지 못해 동선에서 부딪힌다.

만일 소형 점포로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녁 퇴근길 회사원을 붙잡아야 한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는 생맥주 판매가 적당하다. 유치에 성공하면 최 씨 점포의 객단가는 5,000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종업원 인건비와 추가 노동력 등 지금보다 최 씨의 일이 배 이상 많아지므로 고민해야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커피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자칫 전문점의 특징이 사라져 기존 고객의 재방문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

알콜도수가 낮으면서도 단가가 비교적 높은 칵테일이나 와인, 병맥주, 미니호프 정도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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