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소상공인, 혁신으로 승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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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소상공인, 혁신으로 승부하라
  • 하종성 칼럼
  • 승인 2016.12.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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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성

하종성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

2017년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2조 원이 마련됨에 따라 소상공인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공단)은 소상공인의 단기적 경영애로 뿐만 아니라, 미래성장 역량이 높은 성장유망형 소상공인,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 창조적 역량에 기반을 둔 창조형 소상공인 등을 집중 지원하고 매출액, 신용 등의 현재 가치보다 혁신성, 성장역량과 같은 비재무중심의 평가를 통해 정말 지원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정책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게 하는 지원책을 고심 중이다.

이렇게 창의성·혁신성·성장성 평가들이 자금 지원 방향에 고려돼야 한다는 공단의 의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공단은 오랫동안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활성화 정책에 기여해오면서 다양한 사례 연구를 해왔다. 실패와 성공의 기로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 사람들, 그들에게는 항상 3가지의 키워드가 함께 하고 있다. 그 핵심 키워드는 ‘창의’, ‘혁신’, ‘전문가 정신’으로 축약된다.

창의는 사전적 용어로 ‘새로운 의견을 생각하여 내는 것 또는 그 의견’을 뜻한다. 즉, 소상공인의 자유로운 생각과 안목으로 본인이 해왔던 분야의 일들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하는 과정까지를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많은 사람이 ‘나도 카페나 한 번 경영해볼까?’ 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만, 이미 커피시장은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페에서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나만의 컵 제작카페가 있다.

‘Cafe jool’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이 카페는 커피숍과 도예공방을 결합해 고객 참여와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머그잔 1회 만들기의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만 7000원 정도의 제작 매출이 발생하고, 이곳을 방문해 식음료를 즐기는 손님도 꾸준해 월 1400만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카페를 단순히 식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영역의 파괴라는 창의성으로 특화한 우수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혁신은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제 사업적 역량을 극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개별 전통시장들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영해관광시장은 휴가지에서 시장까지 논스톱 장보기 셔틀버스를 운영해 관광지와 연계한 투어코스 제공으로 2013년 일평균 매출이 4.3%, 고객은 10% 증가했다. 또한 정선아리랑시장은 PB 상품개발을 통해 각종 특화상품 판매로 월평균 약 2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통시장에 셔틀버스와 PB상품은 기존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조화다. 마지막으로 전문가 정신이 빠지면, 이는 영혼이 없는 실체와 같다. 우리 소상공인은 해당 분야에서만큼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잊으면 안 된다. ‘장인정신’에 부합할 수 있는 전문가 정신은 소상공인 창업을 영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유럽 전통시장을 가면 다양한 종류의 치즈, 파스타면, 각종 가공정육(햄)을 구매할 수 있는 핵심점포들이 있다. 이곳에서만큼은 그 나라의 문화와 맛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이곳을 지역 명소로 만드는 핵심이 되고, 이는 이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하는 구심체가 된다.

이처럼 우리 소상공인들은 다양한 정부지원책을 십분 활용해 단순히 공간을 좋게 하고, 시설을 좋게 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특색을 만들어 내는 데 힘써야 한다. 그래야 창업 후 5년간 폐업률 70%라는 수치 속에 갇히지 않는다.

소상공인의 창업과 점포운영이 단순한 생존 확보를 위한 것임을 인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소상공인도 새로운 중견기업의 주인으로 설 수 있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국가경쟁력 향상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모쪼록 ‘개성과 특색’을 무기로 한 발전적 가능성이 경제 활성화라는 사회적 소망과 꿈을 실현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의 에너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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