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서 밀리면 끝장, 신한-KB금융 사활건 'M&A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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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서 밀리면 끝장, 신한-KB금융 사활건 'M&A 전쟁'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4.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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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규모의 경제... 비은행 계열사 순익이 승패 갈랐다
오렌지라이프 편입으로 활짝 웃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생명보험사 인수 발판으로 반격 준비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좌),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우). 사진=신한금융, KB금융 제공

올해 1분기 양대 금융지주의 실적 희비는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이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은행 M&A 성공에 지주의 미래가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리딩뱅크를 수성하며 활짝 웃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9,184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지막 화살 한 발을 쏘기 위해 과녁을 찾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씁쓸한 미소를 삼켰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12.6% 감소한 8,4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경쟁에서 한 발 뒤쳐지게 됐다.

레드오션에서 치고받는 은행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만큼 양측의 실적 격차는 비은행 부문에서 도드라질 수밖에 없었다. 대출규제 강화로 금융지주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은행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3,730억원으로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3,190억원을 크게 앞섰다. 현재 신한금융은 12개의 비은행 계열사, KB금융은 11개의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특히 오렌지라이프의 실적 호조는 신한금융의 상승세에 적지 않은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인수가 확정된 오렌지라이프는 올해 2월 초 신한금융 계열사로 정식 편입됐다. 올해 1분기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804억원이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지분 59.15%를 반영할 경우 가져갈 수 있는 순이익은 476억에 달한다.

신한금융 측은 성공적인 M&A를 통해 그룹 이익 기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오렌지라이프 편입으로 그룹 순익 증가는 물론 비은행 부문 손익기여도가 31%에서 36%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오렌지라이프 편입이 올해 1분기 실적 1위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규모의 경제 면에서 신한금융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에 그치지 않고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아시아신탁 인수를 승인 받으며 부동산 종합서비스 회사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신한금융은 신한리츠운용과 GIB 사업부문과 연계해 개발·임대·상품화에 이르는 부동산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아우르는 원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자산규모에서 신한금융에 밀리고 있는 KB금융은 올해 적극적인 M&A를 통해 반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LIG손해보험과 현대카드의 M&A 효과로 2017년 리딩뱅크를 차지했던 KB금융이 똘똘한 계열사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년을 목표로 비은행 M&A를 추진하는 전략을 논의 중이다. 윤종규 회장은 먼저 생명보험사 인수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종규 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생보사 M&A를 언급하며 "KB금융에는 아직 한 발의 화살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컨퍼런스콜에서도 KB금융이 그룹 내에서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생명보험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교보생명을 놓고 금융권에서 설왕설래가 오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KB금융은 캐피털사를 비롯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도 대대적으로 보강한다는 입장이다. 기회가 된다면 과감하게 베팅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같은 실탄 확보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지주로 변신하자마자 실적 3위를 기록한 우리금융도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초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인수하며 첫 M&A 행보를 시작했다. 앞으로 부동산신탁, 캐피탈, 저축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보험사 등으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범위를 확장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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