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송·변전설비 고장 크게 늘어… 탈원전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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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송·변전설비 고장 크게 늘어… 탈원전 후유증?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4.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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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송·변전설비 고장, 2018년 총 171건… 전년보다 21.3% 증가
"비용증가 원인, 탈원전 때문 아니다" 부인하던 한전, 보고서에선 시인
사진=한전

한국전력이 운영하고 있는 송·변전설비 고장 건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최근 발생한 강원 산불 발화 원인을 둘러싸고 한전에 대한 책임소재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탈원전에 따른 적자폭 확대가 고장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이 쏠린다.  

최근 전력거래소가 발간한 '2018년도 전력계통 운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송전·변전 설비 고장은 총 171건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변전설비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고압의 전기를 적절한 전압으로 낮춰 수요처에 공급하는데 필요한 전력 계통 필수 설비다. 송전설비로는 송전케이블, 철탑 등이, 변전설비로는 인입케이블, 변압기 등이 있다.

송전설비 고장은 총 110건으로 전년대비 19건 증가했으며 변전설비 고장도 총 61건으로 전년보다 11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장 원인별로는 자연재해(60건, 35.0%)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설비결함(45건, 26.3%), 고장파급(21건, 12.3%), 외물(外物) 접촉(19건, 11.1%), 보수불량(17건, 9.9%), 인적실수(6건, 3.5%) 순이었다.

송·변전설비의 잦은 고장은 전력공급 체계의 안정성을 위협해 대규모 정전사태 등을 부를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번 강원 고성산불 원인이 특고압 전선이 바람에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감정 결과를 회신받은 바 있다. 

지난 23일 경찰은 한국전력 속초지사와 강릉지사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통해 산불 원인과 관련한 사고 전신주의 설치와 점검, 보수 내역 등 서류 일체를 압수·분석중이다. 한전 속초지사는 발화지점으로 지목되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주유소 인근 전신주를 관리하고, 강릉지사는 24시간 지능화 시스템 등 배전센터의 설치·운영 책임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달 초 한전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이 된‘비용 증가'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추진 때문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이 보고서에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력망 확보를 위한 투자비 증가 및 전력망의 안정적인 연계 문제가 대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너지믹스 전환을 위한 전력시장제도 개편에 대비해 대규모 설비투자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소요되는 정책비용의 증가 등으로 재무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전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선 전혀 상반된 주장을 폈다. 법률상 구체적인 정보를 적시해야 하는 사업보고서에선 이미 '탈원전'을 비용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눈가리고 아웅'식의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전측은 지난 8일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해 영업적자는 탈원전 영향이 아닌 국제 연료가격 급등에 따른 연료비 증가가 원인"이라며 "탈원전으로 올해 2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돼 변압기 등의 보수·정비 비용을 줄여 관리부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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