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인수, 하나금융 유력... 조직 통폐합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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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인수, 하나금융 유력... 조직 통폐합 순항할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4.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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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막판 롯데카드 본입찰 불참... 거대 카드사 탄생 예고
카드업계 수익 날로 악화... 하나금융 인수 시 구조조정 불가피
롯데카드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른 하나금융. 사진=이기륭 기자

롯데카드 본입찰에 한화그룹이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유력 인수 후보로 굳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합쳐지면 시장 점유율은 업계 2위, 자산 규모는 카드업계 순위는 3위에 자리하게 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마감된 롯데카드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최종 참여했다. 하나금융과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됐던 한화그룹은 막판에 입찰에서 발을 뺐다. 한화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실탄을 쏟아부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그룹이 본입찰에서 빠지면서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하나금융은 본입찰 과정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시장 점유율을 거머쥐게 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8.2%, 롯데카드는 11.2%에 달한다. 양측의 시장 점유율이 더해지면 19.4%로 단숨에 신한카드(21.5%) 다음인 2위 수준까지 성큼 뛰어오를 전망이다.

중복 고객도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고객이 주류인 반면 하나카드는 대다수가 은행을 비롯한 금융거래에 집중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성별로 구분해도 하나카드는 50대 남성이, 롯데카드는 30∼50대 여성이 주요 고객층이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지면 자산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난다. 양측의 자산 규모 합계는 약 21조원이다. 자산 규모로 보면 8개 카드회사 중 롯데카드가 12조6,527억원으로 5위, 하나카드가 7조9,847억원으로 7위인데 두 회사가 통합하게 되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다음을 차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카드를 이용하는 백화점 VIP 고객을 상대로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자산관리(WM)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하나금융이 엘포인트 정보를 적극 활용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빅데이터 강자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으로 1조원 정도를 준비한 상황이다. 롯데 측은 롯데카드의 매각가를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인수 가격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지분 전액(98.3%)을 하나금융이 거둬들이거나 30%가량을 남기고 70% 지분만 가져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선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시 하나카드와의 조직 통폐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고용 승계를 둘러싼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롯데카드의 영업 인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 강행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같은 업종끼리 인수합병을 하게 되면 중복되는 직무에 대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인 롯데카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카드의 경우 다른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모집인을 포함한 근무 인력이 많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 임직원은 1,700여명으로 업계 2위인 KB국민카드(1,500여명)보다 200여명이나 많았다. 우리카드 630여명, 하나카드 750여명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이 때문에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당시 불거졌던 내부 융합 문제가 다시금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책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하나금융의 선결 과제다.

한편, 롯데카드 우선협상 대상자는 향후 1~2주 간 본입찰자가 제시한 가격과 인수계획서 등을 검토한 후 선정될 예정이다. 선정 후 한 달 정도의 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자는 롯데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관계사 편입 승인을 받아야 새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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