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銀 적자행진... 키움·토스, 성공전략 따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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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銀 적자행진... 키움·토스, 성공전략 따로 있나?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4.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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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카카오뱅크, 대손·판관비 증가... 작년 4분기 51억 손실
틈새시장 공략한다는 토스뱅크, 당장 예비인가 가능성도 '글쎄'

케이·카카오뱅크가 흔들리고 있다. 계속되는 적자 행진에 새로운 점환점을 찾지 못할 경우 경영적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카카오뱅크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하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대로가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장에서 모두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19일 전국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순손실 51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 증가에도 수수료이익 부분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손비용과 판관비 규모가 증가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기간 217억원 손해를 본 케이뱅크 역시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는 4분기 주요 대출이 16.2%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상대적으로 예금은 7.7% 증가해 자산 규모가 손익분기점(BEP)에 비해 상당히 낮다.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이 큰 약점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기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각각 5.24%, 3.98%다. 이는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4.13%), KEB하나은행(4.52%), 신한은행(3.83%), 우리은행(3.89%)의 평균금리와 비교하면 최대 1.41%p 높은 수준이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스마트폰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고 공인인증서도 필요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자 설 자리를 잃고 헤메는 모습이다.

'토스은행'으로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비바리퍼블리카의 재무 상태도 애매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4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전년 대비 390억원 늘어났다. 반면 영업수익은 지난해 54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신청하면서 "예비인가를 통과하면 자본금 1,000억원의 규모의 준비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재의 자본 상태로 본다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기초 준비를 하는 데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현재 영업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비교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케이뱅크가 약 5,000억원, 카카오뱅크가 약 1조3,000억원 상당의 몸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뱅크의 자본부담이 상당한 셈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해 토스의 기업 신용등급을 CCC+로 평가하기도 했다. 나이스평가정보가 정의하는 CCC+ 등급 기업은 상거래를 위한 신용 능력이 보통 이하의 기업으로, 보통 BB 등급 이하 기업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다. 이러한 평가는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평가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토스뱅크는 핀테크 기술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소규모 특화 은행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화투자증권과 베스핀글로벌의 전문성을 활용해 한화금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한편 은행권 최초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과 KEB하나은행이 참여하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여러 대형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경영권도 과감하게 나눠줌으로써 사업 안정성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토스가 단독경영 형태를 띄고 있는 것과는 달리, 1대 주주인 키움증권의 지분율과 지배력이 낮아 의사결정 속도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존재한다.

자본력은 토스뱅크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지만 그만큼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기존 금융사라는 색채가 분명한 만큼 과연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제3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는 토스·키움뱅크 측을 향해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을 밟고 올라서거나 혹은 함께 침몰하는 장면이 예상되는 만큼 획기적인 상품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처럼 적자행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는 5월 말쯤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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