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창] '골목상권 방어' 우리가 뭉쳐서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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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창] '골목상권 방어' 우리가 뭉쳐서 지켜야
  •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회장
  • 승인 2016.06.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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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 상생법망 피해 영토확장에 혈안
▲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김경배 회장

저의 가슴 속에 전국의 600만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현실이 아프게 들어와 박힙니다. 우리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평생 일만 할 줄 알았습니다. 1년 열 두달 언제 발 쭉 뻗고 편히 잘 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식솔들을 거느리고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던 우리들에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1만 8천개나 됐던 동네 빵집이 10여 년 만에 4천여 개로 줄었습니다. 2003년 1695개였던 전통시장은 2010년 1517개로 줄어 7년 째 매년 25개씩 없어졌고, 수퍼는 2001년 11만 685개에서 2009년 7만 9200개로 8년 사이 3만 1500여 개나 없어졌습니다.

 그 많은 상인들과 그 가족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왜냐하면 어렵사리 연명하고 있는 우리들의 생존 또한 언제 이처럼 추풍낙엽처럼 사라져가는 신세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한 사람 두사람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단체와 단체가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업을 내팽개치고, 우리는 거리에서, 입법 현장에서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리하여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을 통해 전통시장 보호 및 SSM을 규제할 수 있게 됐고, 볼펜과 공구까지 팔겠다고 나서는 대기업 MRO를 어느 정도 규제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90여 명의 의원들이 모여 골목상권을 지키는 의원모임을 결성했던 일, 한미 FTA로부터 우리 소상공인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여 끝내 소상공인단체 법제화와 3천여억 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기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던 일,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여 대형 및 중소 가맹점간 수수료를 차별할 수 없도록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갑니다. 

그 동안 우리는 쓰러져가는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습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더 멀고 험합니다. 유통법 상생법 법망을 피해 아직도 대형 유통업체들은 기를 쓰고 자신들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혈안이 돼 있습니다. 재벌들은 전방위적으로 유통서비스업종을 통틀어 재벌제국을 만들기 위해 달려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선 전까지 어떻게든 유통서비스업종에 대한 적합업종 지정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법망보다 언제나 한발 앞서가는 재벌들을 규제하기 위해 정치권과 힘을 합쳐 유통법 및 상생법의 미비점들을 보완하고, 선제적으로 골목상권을 방어할 장치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직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있어서 법적으로는 대형 및 중소형 가맹점간 수수료 차이를 둘 수 없게 돼 있지만, 대형 가맹점들은 강력한 협상력을 토대로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수료를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소 가맹점들은 이러한 수수료 때문에도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세월 유일하게 확인한 진실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운명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점. 우리가 단합하는 만큼만 역사는 변화한다는 점, 우리는 이 진실 하나만을 갖고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소상공인들도 떳떳이 후대에게 우리 일터를 물려줄 수 있는 소상공인 세상을 앞당겨야 합니다. 

[2012.09.17 18: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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