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 운집 공연장 방불...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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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명 운집 공연장 방불...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3.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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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간판사업' 메모리… "차세대 공정 통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
8K·QLED·초대형·라이프 스타일 제품 확대 '프리미엄 TV 시장' 지배 강화
액면분할 이후 첫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삼성전자.  이번 주총에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1000여명의 주주가 대거 몰리면서 건물 밖에서까지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사진=이기륭 기자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이후 첫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해 초 주식을 50분의 1로 쪼개는 액면분할이 실시되면서 소액주주가 크게 늘어난 것을 반영하듯, 

반도체 가격하락과 맞물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스마트폰 시장 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주주들의 질문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5G·AI·데이터센터·차량용 반도체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삼성전자는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예년 대비 두배 많은 800석의 좌석을 마련했지만, 주주 1000여 명이 모두 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주총장에 입장하지 못한 주주들은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2017년 말 15만 8000여명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78만 8000여명으로 5배 가량 늘었다. 

이날 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대신,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해 각 사업부문별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 의결됐다.

김기남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TV 13년 연속 글로벌 1위, 스마트폰 글로벌 1위,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며, 연결기준 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59조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CE, IM사업은 혁신 제품의 지속적인 출시와 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부품 사업은 개발, 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해 초격차를 확보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했으며,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 6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삼성전자

◆ 대·내외 경영 환경 불안과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초격차로 위기 타개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불확실성 증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 축소 등이 겹쳐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메모리의 경우에는 3세대 10나노급 D램, 6세대 V낸드 개발로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여기에 HBM(High Bandwidth Memory) 등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신사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7나노 EUV 적용 제품의 최초 양산으로 선단 공정에 대한 리더십을 강화에 나선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제품에서 폴더블 등 혁신 제품을 출시해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8K∙초대형 TV∙커브드(Curved) 모니터 등 고부가 제품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올해 CE 시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음성 AI, 사물인터넷 도입 확대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8K∙QLED∙초대형∙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확대해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제품 관련 기술개발에도 속도가 붙는다. 향후 초미세 크기의 마이크로 LED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고,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B2B 디스플레이 사업의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 제품 하드웨어, AI기반의 플랫폼, 고객경험 혁신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의 질을 높여 주는 혁신 제품을 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을 실현할 계획이다.

IM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제 둔화, 단말 교체주기 장기화 등으로 인한 성장 정체 현상과 업체간 경쟁 심화, 단말 고사양화에 따른 재료비 부담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갤럭시 폴드(Fold)와 같은 '폴더블폰'으로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라인업 재정비, 개별 모델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해 판매 확대를 꾀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5G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5G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5G 기술 표준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관련 특허도 다수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비, 단말, 칩셋으로 이어지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과 한국과 미국 등 5G 초기 시장에서의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리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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