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에 100만 클릭... 'B급 병맛' 농협銀 유튜브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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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에 100만 클릭... 'B급 병맛' 농협銀 유튜브 돌풍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3.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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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령층 공략
유튜브 구독자 22만명 넘어... 타 은행들과 큰 격차
임직원 19명 'NH유튜버'로 선발, 회의·제작·출연까지
▲농협은행 '시간순삭 극한기획 드라마 #새애비다' 유튜브 화면 캡쳐.

딸: 우리 엄마 멋진 새아버지한테 시집도 보내줘야 되는데
엄마: 새아버지라니... 새애비라니... 새앱? 걱정하지마 딸! 엄마에게는 새앱인 농협NH 스마트뱅킹앱이 있어!

NH농협은행이 올린 ‘시간순삭 극한기획 드라마 #새애비다’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이다. 마지막에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입금속도 농협 NH 스마트뱅킹 앱’이라는 자막이 얹힌다.

B급 정서를 물씬 풍기는 농협은행의 유튜브 영상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B급 병맛’이라며 열광한다. ‘B급 병맛’이란 저예산으로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는 감성이라는 인터넷 용어다.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 90만회에 육박하는 재생 수를 기록하고 있다. 20일 기준 농협은행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2만명을 넘어섰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5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농협은행이 유튜브 채널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은행별 유튜브 구독자 수는 국민은행 4만5186명, 신한은행 7916명, 하나은행 6429명, 우리은행 4677명, 기업은행 2416명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간순삭은 내용 전개가 빠르고, 기존 영상과는 코드가 달라서 젊은 분들에게 반응이 좋았다”며 “농협은행은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최근 유튜브 영상을 활발하게 제작함으로써 기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기존의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령층을 상대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가 나오는 NH멤버스 광고 영상 캡쳐.

최근에는 유튜브 스타인 ‘박막례 할머니’를 NH멤버스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 박막례 할머니는 특유의 사투리로 “농협, 농협은 으디 산골이든 으디든지 아주 산골짝골짝 가도 농협은 다 있어. 그른디 만약 느그 댕기다가 돈 떨어지면 그 포인트만 갖고도 살 수가 있어. 농협가면. 농협이 그렇게 좋아. 아따(?)야 아따(?) 농협이”라고 말한다.

이어 박막례 할머니는 NH멤버스의 강점인 ‘흔들면 나오는 바코드 화면’이 신기하다고 소개한다. 박막례 할머니는 “흔들면 이게 나와부려. 긍까 대기만 하면 돼. 갖다가. 내가 잊어버리고 돈을 쓰다가 모자라 블잖아? 그러면 딱 이 생각하라고. 내 핸드폰에 가면 내 포인트가 있지. 흔들고 딱 대”라고 설명한다.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이 아이돌 그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과 차별화를 뒀다. 아이돌 그룹은 30대 이상의 고객층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박막례 할머니는 10대부터 70대까지 폭 넓은 연령층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 고객층을 아우르는 이미지를 얻고 싶어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가 많은 박막례 할머니를 NH멤버스 모델로 선정했다”며 “할머니가 핸드폰을 흔들기만 하면 된다고 쉽게 설명해 전달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박막례 할머니가 출연하는 영상들은 한 달 만에 조회 수 100만회를 넘겼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여러 세대와 공감하겠다는 농협은행의 전략이 통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임직원 19명을 NH유튜버로 선발했다. NH유튜버들은 업무 경험을 살려 유튜브 영상 아이디어 회의부터 제작과 출연까지 다양하게 활동한다. 이들은 반기별로 1인당 콘텐츠를 2개씩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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