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이철영·박찬종 연임 '적신호'... 노조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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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이철영·박찬종 연임 '적신호'... 노조에 발목 잡히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3.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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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주총서 두 공동대표 3연임 여부 판가름
노조와의 갈등·제왕적 CEO 문제가 걸림돌
▲왼쪽부터 이철영 부회장, 박찬종 사장. 사진=현대해상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현대해상 공동대표인 이철영 부회장과 박찬종 사장의 연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실적 부진에 이어 노조와의 갈등이 두 대표의 연임을 발목 잡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두 공동대표의 3연임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두 대표는 2013년 2월부터 각각 총괄, 기획관리·인사총무지원 업무 등을 맡아 6년간 함께 회사를 이끌어 왔다.

이철영 부회장은 손보업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등 미래산업에 맞춘 보험서비스를 내놓는 등 앞선 시도를 하며 현대해상을 손보업계 2위로 이끌고 있다.

1950년생으로 성남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1986년 현대해상으로 옮겨 보험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영업기획업무담당 이사, 업무본부담당 상무, 자동차보험본부장 상무, 자동차보험본부장 전무, 재경본부 본부장 및 전무, 경영기획부문 부문장과 부사장 등을 거쳤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CEO로 재직한 뒤 자회사 이사회 의장으로 옮겼다가 2013년 현대해상으로 복귀해 박 사장과 함께 두 번째 CEO 임기를 시작했다.

박 사장은 1977년 현대건설에 들어와 현대차를 거쳐 2003년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지원부문장 겸 기업보험 총괄부사장을 거쳐 2013년에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2016년 연임했다.

두 대표가 현대해상을 이끌자 2016년 누적 당기순이익 3997억원, 2017년에는 472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입 보험료는 같은 기간 12조5827억원에서 12조8261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순이익은 3735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감소했다.

지난해 손보업계의 전반적인 실적악화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편이라며 연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하지만 회사에서는 “결국 주주총회 결과가 나와봐야 알 일”이라며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업계 안팎에서는 연임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고 경영자들의 보수는 오르고 있는 반면, 노동자들의 임금은 축소하고 있다며 노조와의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이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노조와 사측은 '경영성과급'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해상 노조에 따르면 현대해상 직원들의 경영성과급은 기존 최대 700%까지 실적에 따라 분배받는데, 사측이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일방적으로 바꿔 300% 가량으로 축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지난해 4월 성과급 최소 지급기준을 2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산규모가 많아져 순이익이 증가하고, 일 안해도 성과급을 받는 현상이 발생돼 조정했다는 것이 당시 사측의 설명이었다.

김병주 현대해상 노조 지부장은 “경영진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시점이라 두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3연임이 확정되면 부회장은 대표이사 재직 기간을 포함해 총 10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역대 현대해상 CEO 중 최장수가 된다. CEO가 장수한 만큼 조직 장악력이 커져 부작용도 우려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수 CEO는 양면성이 있다. 경영 성과에 따른 보상일 수도 있지만, CEO의 조직 장악력이 커지면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과도하게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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