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에 정부 눈치까지... 2.5조 역대급 배당하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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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에 정부 눈치까지... 2.5조 역대급 배당하는 금융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3.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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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총 관전포인트는 '배당금 상향·CEO 교체' 안건
정부 스튜어드십코드 강화에 눈치... 배당금 '사상 최대'
진옥동·지성규 은행장 신규 선임되면 다음달 임기 시작
4대 금융지주와 주요 은행들의 정기 주총이 이번주부터 줄줄이 시작된다. 사진=시장경제 DB

금융권의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정부의 압박에 의한 배당금 상향과 최고경영자(CEO) 교체 안건으로 요약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4대 금융지주와 주요 은행들의 정기 주총이 줄줄이 열린다. 먼저 오는 21일 KB국민·KEB하나은행의 주총이 계획돼 있다. 이어 22일에는 하나금융지주, 26일에는 신한은행이 주주총회를 연다. 27일에는 신한·KB금융지주와 우리·IBK기업은행이 정기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연초 출범한 우리금융지주 주총은 열리지 않는다.

배당 확대는 금융권 주총의 핵심 안건이다. 앞서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강화 방침에 따라 지난달 금융사들은 앞다퉈 배당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채용비리와 최고경영자 리스크 등으로 내홍을 겪은 만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208억원의 배당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배당 성향은 하나금융 25.5%, KB금융 24.8%, 신한지주 23.9%, 우리금융 21.5% 수준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애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8일을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 2,907만3,893주(9.68%), KB금융지주 3,970만4,733주(9.50%), 신한금융지주 4,449만7,838주(9.38%), 기업은행 4,564만5,633주(8.15%) 등 총 15개 금융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압력에 취약한 금융사의 경우 일반기업과는 달리 지배구조상 뚜렷한 오너가 없기 때문에 더욱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론만 되도 경영 리스크가 발생하는 '낙인(烙印) 효과' 탓이다.

또한 올해 주총에서는 주요 금융사 계열사 CEO 교체 안건이 다뤄진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진옥동·지성규 행장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하면 이들은 다음달 공식 취임해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주총에서 무난한 안건 통과가 예상된다.

사외이사진 교체도 큰 잡음 없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교체되는 사외이사는 신한금융지주 3명, KB금융지주 1명 뿐이다. 4대 금융지주와 은행 사외이사는 총 44명으로 절반 이상인 27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대부분 재선임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를 기존 10명에서 1명 더 늘리기로 했다. 신규 후보는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 대표 등 4명이다.

하나금융지주도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던 이정원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새로 선임, 사외이사 수를 7명에서 8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KB금융은 김경호 홍익대 교수 1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IBK기업은행 주총 안건에는 사외이사 선임안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하는 만큼 김도진 행장과 임상현 전무를 포함한 5명의 이사 가운데 공석이 된 1명의 사외이사 충원이 필요하다. 이에 노조 측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권 주총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노동이사제 논의는 한풀 꺾인 분위기이기 때문에 올해 주총은 별 다른 문제 없이 조용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해 업황 전망이 밝지 않고 금융주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배당 확대가 향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CEO들의 사업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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