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열린 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삼성·LG·SK, 공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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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열린 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삼성·LG·SK, 공략 가속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3.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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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업체에 유리했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2020년까지 폐지키로
연 30% 이상 고성장하는 中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韓 "기술력으로 승부"
중국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삼성SDI

내년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들에게 적용했던 보조금 혜택을 폐지하는 가운데, 숨죽이고 있던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빅3’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그동안 중국 배터리 업계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중국 업체인 CATL(24.2%)와 BYD(17.5%)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업체인 LG화학은 8.9%로 4위, 삼성SDI는 3.1%로 7위를 차지했고, SK이노베이션은 16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 내 수요를 자국 업체들이 사실상 ‘독식’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를 살펴보면, LG화학 19.4%, 삼성SDI 7.6%, SK이노베이션 2.0%로 각각 2·3·6위를 차지한 반면, 중국 BYD는 0.3%에 불과했다.    

내년부터 보조금 정책이 완전히 폐지되면, 우리나라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기술력’으로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중국 공업화신식화부(工业和信息化部, 이하 공신부)는 올해 새롭게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기준을 통해 주행거리 250km 미만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당초 업계 전망보다 더 하향된 것이어서 향후 중국 내 이차전지 업계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전기차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보조금은 최소 1만 5000위안(주행거리 150km 이상 200km 미만)에서 최대 5만위안(주행거리 400km 이상)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보조금 지원 액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기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해당됐던 250km 미만 전기차는 아예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배터리 팩 에너지 밀도에 따른 보조금 지급 가중치도 변경됐다. 올해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원금대로 지급받는 배터리 팩 에너지밀도 기준을 120Wh/kg이상에서 160Wh/kg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현재 이 기준을 만족하는 전기차는 최근 출시된 한두 모델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높아도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에너지 밀도의 기준도 105Wh/kg미만에서 120Wh/kg미만으로 높아졌다. 보조금 지급 기준 외에도 가중치까지 엄격해짐에 따라 올해 중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액은 사실상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삭감된 셈이다.
 

중국 남경 신강 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전경 ⓒLG화학

◆  국내 전기차배터리 '빅3' 미국·유럽·중국 잇는 생산 거점 구축에 주력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정책이 축소·폐지 기로를 걸으면서, 우리나라 이차전지 업계는 화색을 띄고 있다. 보조금 폐지로 인해 한국 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도 노려볼 수 있게 되면서 삼성·LG·SK 등 국내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세계 최대 전기차배터리 시장인 중국이 향후 10년간 매년 3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110GWh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생산능력은 35GWh 수준이다. 국내 충북 청주 공장을 비롯해, 중국 난징, 미국 미시건주,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LG화학은 중국 난징시 당국과 올해 초 1조 2000억원 규모 배터리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맺었고, 지난해 10월부터는 배터리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10월 예정인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전기차 약 50만대 분량에 해당하는 32GWh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시안에 1조원 규모 제2 배터리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미시간주 공장에도 배터리팩 라인 증설을 위해 67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 중인 유럽 헝가리 괴드 공장에도 추가로 5600억원을 투입, 배터리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60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9452억원을 들여 유럽 헝가리 코마롬 지역에 9.5GWh 규모 제2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헝가리 제2공장이 완공되면 충북 서산공장(4.7GWh)과 유럽 헝가리 코마롬 제1공장(7.5GWh), 중국 창저우 공장(7.5GWh), 미국 조지아주 공장(9.8GWh)에 이은 국내·외 총 5개 생산거점이 구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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