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 모두 "글로벌" 외칠 때... 농협수장 홀로 "체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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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수장 모두 "글로벌" 외칠 때... 농협수장 홀로 "체질개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1.2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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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 등 국내 시장 한계 도달... '해외 진출' 전략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디지털 전환'이 공통 해법
NH농협금융지주만 경영전략 키워드에 '글로벌·디지털' 빠져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6일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에서 '하나금융그룹 출발 2019' 행사를 개최하고 2019년 5대 경영 키워드를 발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이 신입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우리·신한·KB금융지주 수장들이 올해 경영 전략 키워드로 '글로벌'과 디지털'에 초점을 맞춘 반면, NH농협금융지주 수장 홀로 '체질개선'을 외쳤다.

NH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들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가중, 가계대출 규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글로벌'과 '디지털'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국내 시장 성장에 한계가 온 은행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해외 부문 수 비중을 높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예고되면서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환'이라는 해법을 내놨다.

이와 달리 NH농협금융지주는 '체질개선'에 우선 순위를 뒀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은행과 증권의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자산과 부채, 고객, 상품 등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도전'과 '경쟁력'을 강조한 다른 금융지주 수장들과 달리 김광수 회장은 '안정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6일 경영전략 회의에서 올해 주요 경영 방향을 ▲디지털 ▲글로벌 ▲협업 ▲휴매니티(Humanity) ▲희생 등 5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과 어려운 대내외 경제 상황 하에서 기존의 규칙과 관습을 타파하고 희생정신과 협업을 통해 새롭게 도전하자"고 강조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창립 120주년을 맞이한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6일 '금융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 나가자'는 주제로 경영전략 회의를 열었다. 올해 우리금융그룹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집중해야할 부문으로 ▲고객 중심 마케팅 강화 ▲자산관리 역량 강화 ▲투자금융 집중 육성 ▲글로벌 금융시장 제패 ▲디지털 혁신 주도 ▲최강의 리스크 관리 등을 제시했다.

NH농협금융지주 김광수 회장은 올해 경영 전략 키워드로 '체질개선'에 우선 순위를 뒀다. 사진=이기륭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15일 '2019년 그룹 경영진 워크숍' 자리에서 "이날 올해 그룹의 경영전략방향(R.I.S.E)을 염두에 두고 모든 경영진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ISE는 Reinforcement(본업 경쟁력 강화), Innovation(고객 중심 비즈 인프라 혁신), Smart Working, KB(New KB 문화 정착). Expansion(사업영역 확장)의 약자다.

앞서 윤 회장은 신년사에서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부문에서 시장지위를 확보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안목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그룹 핵심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초 임원들을 대상으로 포럼을 열고 지난 2년간 추진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성과 창출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7대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7대 과제는 ▲원 신한(One Shinhan) 가치창출 확대 ▲미래성장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질적 성장성 확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성과 확대 ▲지속성장경영(ESG) 체계 확립 ▲고도화된 리스크관리 역량 확산 ▲시대를 선도하는 신한 문화 확장 등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 성장기반 구축'이라는 슬로건하에 경영전략회의와 경영협약식을 개최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 방향으로 ▲체질개선 ▲변화 ▲미래 ▲성장기반 등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다만 이날 회의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Scientist)' 1000명 양성과 중국·베트남·미얀마 중심 해외 파트너십 구축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해외부문 수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 현지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은행간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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