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 변호사 "'삼바 문제없다' 금감원 예전 판단, 法이 보호해야"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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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 "'삼바 문제없다' 금감원 예전 판단, 法이 보호해야"[바른사회 토론회] 삼성바이오·증선위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
“행정청(금감원)이 문제없다 했으면, 그 신뢰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재판부 ‘집행정지 인용’ 결정은 최소한 다툴 만한 사안이란 시그널”
22일 오후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삼성바이오-증선위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최승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 및 회계법인의 감사행위에 대해 행정청이 특별히 문제를 삼지 않았거나, 더 나아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이에 대한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22일 오후 서울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바른사회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최승재 변호사(연수원29기, 대한변협 법제연구원장)는 “기업과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재무제표를 비롯한 회계장부 작성에 재량을 가지고 있고, 그 재량을 법령이나 회계기준이 인정하고 있다면 고의 분식회계 여부 판단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변호사는 “현재 분식회계로 불리워지는 논란을 살펴보면, 기업과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회계사의 관점에서 판단(재량)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증선위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최승재 변호사를 비롯해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참석했으며, 사회는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최승재 변호사는 <회계의 세계사>(다나카 야스히로 著)라는 책자를 소개하면서 분식회계의 형태별 분류를 두 가지로 나눴다.

우선 최 변호사는 종래 분식회계는 없어진 재고자산을 있는 것처럼 속이거나, 없는 매출 채권을 가공해 있는 것처럼 포장하거나, 부채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종래 형태의 분식회계에서는 팩트만 확인하면 바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고, 대부분 고의성이 인정됐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분식회계라고 지목된 사건들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변호사는 특히 “행정청이 살펴본 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이미 판단한 사실이 있다면, 기업이나 회계사는 그에 대한 신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혀, 삼성바이오 회계 이슈와 관련해 3년 사이 3회에 걸쳐 판단을 번복한 금융감독원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금융감독원은 참여연대 등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처음 제기한 2015년 이후 3차례에 걸쳐 판단을 바꿨다. 2016년 말 참여연대의 요구로 열린 ‘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는 “삼성바이오 회계처리는 적정했다”고 판단했다. 이 회의에는 금감원 관계자가 참석했다.

2017년 4월 감리에 나선 금감원은 지난해 5월 1일 기존 입장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2012~2014년 회계처리’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으로 문제가 없지만, 2015년 지분법 상 관계사로의 변경은 위법하다는 것이 1차 감리의 요지다. 즉 금감원은 1차 감리에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처리했어야 한다고 봤다.

삼성바이오 이슈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은 지난해 다시 한번 뒤집혔다. 이번에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지분법 상 관계사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금융당국의 일관되지 못한 판단 번복은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가 “삼성바이오에 대한 증선위의 제재 처분 효력을 1심 판결 때까지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린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

최 변호사는 “법령이나 회계기준 상 기업이나 회계법인에 재량의 여지가 있고, 기업 혹은 회계법인이 재량을 남용하거나 일탈했다고 볼만한 사항이 없다면 위법하다고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최 변호사는 “기업 혹은 회계법인에 대해 행정청이 특별히 문제를 삼지 않았다면, 더 나아가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면 이에 대한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분식회계 사건 관련해서 기업의 집행정지신청을 인용한 사례가 별로 없다”며 “재판부의 인용 결정은 신청인(삼성바이오)의 본안 청구가 다퉈 볼 만한 여지가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상적인 집행정지 신청사건 처리 결과와 이 사건을 비교하면서 “일반적으로는 심문기일 이후 2~3주면 결정을 내는데, 이번에는 한 달이 지난 뒤에 결정이 나왔다. 그만큼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하고 인용 결정을 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11@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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