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위기... "윤석헌 삼바 무리수가 火 불러"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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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위기... "윤석헌 삼바 무리수가 火 불러"法, 삼바 집행정지신청 인용... 금감원 무리수, 금융위도 망신
삼성바이오로 촉발된 금융위-금감원 갈등, 공공기관 지정 문제로 비화
최근 부원장보 전원에 사표 요구, 내부 갈등 고스란히 드러나
금감원 방만경영 논란에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사 돌입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시장경제 DB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부원장보 9명 전원에게 사표를 요구한지 20여일 만에 가까스로 인사 갈등이 봉합됐지만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해 초 보류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오는 30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금융위원회와의 갈등도 윤석헌 원장이 풀어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 18일 취임 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윤석헌 원장은 보험 담당 부원장보에 한국은행 출신 이성재 전 여신금융검사국장, 은행 담당 부원장보에 보험감독원 출신 김동성 전 기획조정국장, 공시·조사 담당 부원장보에는 장준경 전 인적자원개발실장을 임명했다.

은행과 보험 출신 임원을 교차 임명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러자 설인배 보험 담당 부원장보가 강하게 반발하며 사표 제출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은행·증권·보험으로 나뉜 금감원 권역 논리에 인사 충돌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금감원 내 은행 출신과 보험 출신 간 비방전도 이어졌다.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첫 인사는 윤석헌 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

우여곡절 끝에 인사가 마무리됐지만 3주 가까이 이어진 갈등을 두고 금감원의 집안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팀장급 이하 실무진 인사가 남은 상황인 만큼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심사 결과를 놓고 갈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21일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와 관련해 "(금감원이) 개선안을 지키지 못하면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지난해 1월 말 2018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하면서 9개 기관을 신규 지정하고 1개 기관을 해제했다. 다만 금감원에 대해선 유보 결정을 내렸다. 대신 채용비리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방면경영 등에 대한 감사원 지적사항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구윤철 차관의 발언은 금감원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결정을 유보하면서 내건 개선안의 충족 여부에 따라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오는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윤석헌 원장은 여론을 의식하는 듯 구윤철 차관이 입장을 밝힌 다음날인 22일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 18일에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금감원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감독업무의 독립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됐다. 이후 금융위로부터 금융감독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특수조직이 됐다. 금감원이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기재부의 감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재부는 예산편성과 기관혁신 등에 대한 지침을 내릴 수 있고 경영평가 등을 이유로 임원 해임 건의를 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임직원의 성과급이 삭감될 수도 있다. 이는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 통보로 시작된 금융위와의 갈등이 공공기관 지정 문제로까지 비화했다는 시각이 많다.

금감원이 지난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특별감리 징계안을 언론에 알린 것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다.

당시 금융위는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리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한 다음, 증선위에서 위반 여부를 최종 확정한 뒤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은 상위 감독기관인 금융위의 의견을 뒤로 한 채 시장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징계안 통보를 알려야 한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정보 공개를 강행했다.

그러자 금융위에선 "일방적인 발표가 시장에 큰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융위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쳤어야 한다"고 비판이 쇄도했다. 이때부터 양측 인사들은 공식석상에서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사석에서는 서로를 공격하는 양상을 띄게 됐다.

이후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금감원에 재감리를 명령했지만 금감원이 다시 거부의 사를 밝히면서 양측이 사실상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를 상대로 낸 제재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11월 14일 증선위는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결과를 반영해 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의결하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감사인 지정 3년, 재무제표 재작성,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등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금감원의 말바꾸기 등을 지적하면서 당국이 부과한 제재 처분의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금감원의 무리수 탓에 상위 기관인 금융위가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바이오의 내부 문건을 공개한 것과 관련, 해당 자료의 출처에 대해 금감원을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오창균 기자  crack007@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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