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면세점, 강남 압도... 中보따리상이 매출격차 더 벌렸다
상태바
강북 면세점, 강남 압도... 中보따리상이 매출격차 더 벌렸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1.18 0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 유커 감소에도 사상 최대 매출
롯데·신세계 강남 매출, 강북 대비 10% 미만... 다이공 영향
다이공 몰리기 전 2015년과 비교시 2년새 세 배 이상 벌어져
中정부 '영업허가제 시행' 다이공 규제... 업계 "매출 타격 우려"
롯데 소공동 본점 면세점 내부모습. 사진=이기륭 기자

지난해 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 '다이공(代工, 구매대행)'의 영향으로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이공은 쇼핑보다는 주문받은 물량을 채우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와 물량을 보유한 강북에 수요가 집중된다. 이로 인해 강북과 강남 면세점 간 매출격차가 해마다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관세청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30%증가한 19조 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매출은 약 17조3617억 원이다. 12월까지 포함하면 19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7조5000억원을 돌파해 창립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 상승이다. 매장별로도 역대 최고 매출 신기록을 이어갔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지난해 매출 4조 원을 넘어섰다. ‘단일 매장 매출 세계 1위’ 매장이다. 이는 사드보복 여파가 남아있던 전년 대비 약 35% 성장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지난해 연매출 1조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80%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다만 점유율은 40%에서 39.8%로 하락했다. 업계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지난해 신세계가 인천공항 면세점 2개 구역을 싹쓸이하며 약진한 영향이다. 

신라면세점은 굳건히 2위자리를 지켰다. 4조7158억 원으로 전년대비 36.8%증가했다. 점유율도 2017년 23.8%에서 24.9%로 상승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첫 3조를 돌파했다. 2017년 1조8344억 원에서 3조337억 원으로 65% 수직상승했다. 점유율도 12.7%에서 16%로 올라갔다. 이젠 면세점 빅3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면세점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수 없는 분위기다. 유커가 떠난 자리를 다이공들이 메웠지만 사드 영향으로 여전히 순수 관광객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더해 중국이 지난 1일부터 보따리상에 대한 전자상거래법을 시행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해외 구매 대행 업자를 포함해 인터넷에서 물건을 파는 모든 사람은 전자상거래 사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허가 받을 필요 없었던 보따리상들은 중국과 제품 구입 국가의 영업허가증을 받아야 하며, 납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다이공들이 줄어들면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주춤하지 않겠냔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면세점. 사진=이기륭 기자

다이공은 유커에 비해 숫자는 적지만 구매력은 훨씬 크다. 구매대행을 하는 이들은 한곳에 방문해 대량의 물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업계 큰손으로 불린다. 업계는 유커가 감소했어도 매출이 상승한 것은 이들의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강북과 강남 면세점의 매출 차이를 봐도 다이공의 영향력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이 1800억 원이지만 명동점은 2조원에 달한다. 롯데도 소공동 본점 일평균 매출은 약120억 원이지만 강남은 10억 원 가량이다.

강북에 비해 강남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다이공이 몰리기 이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3년새 세 배 이상 벌어진 수치다. 2015년 롯데면세점 본점 매출은 2조2284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6112억 원으로 본점대비 35%수준이었다. 

매출규모도 2015년과 비교하면 강북지역은 대폭 상승했지만 강남지역은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2015년 2조2284억 원에서 2017년 3조161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4조 원을 돌파하며 세계 면세점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이에 반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2015년 6112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사드 보복에 따른 유커 감소와 다이공이 몰리기 시작하는 2017년엔 오히려 5721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롯데 본점이 1조원 가량 증가한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업계는 강남과 강북 매출 차이의 원인으로 다이공의 증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관광목적으로 온 유커들은 강북과 강남을 오가며 쇼핑을 즐기지만 다이공은 주문받은 브랜드와 물량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물량이 많은 강북지역 면세점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 강남은 대부분 신규오픈이라 아직은 브랜드나 물량확보가 강북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살얼음판이다. 규제 초기라 다이공들이 당장 체감할만큼 감소하진 않았지만 본격 단속에 들어가면 매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몰라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