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유통가 소비 키워드…'명품 혹은 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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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유통가 소비 키워드…'명품 혹은 떨이'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1.1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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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혹은 초저가는 견고한 매출 성장
중저가 중고가 제품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아
2030세대, 새로운 명품 구매층으로 부상
신세계백화점 명품 해외대전 행사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주요 백화점 3사는 지난해 3~4%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명품 매출은 20% 가까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일각에선 11년만에 최대치로 벌어진 소득양극화가 소비양극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신년사에서 "중간은 없다"고 강조할만큼 올해 소비 트렌드는 프리미엄 혹은 초저가 제품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심리위축이 심화됨에 따라, 주요 유통기업의 매출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는 '중저가·중고가' 제품이 외면받으며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초특가' 제품에 몰렸다. 쿠팡은 사상 최대 매출인 5조원을 기록했고, 위메프도 지난해 7월 거래액  5000억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롯데마트 PB브랜드인 '온리프라이스' 구매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롯데백화점 순매출액은 7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4320억원으로 7%, 현대백화점은 4223억원으로 3.5% 증가에 그쳤다. 소비둔화 속에서도 백화점 매출이 증가한 것은 '명품'의 힘이다.

롯데백화점은 3분기까지 명품 카테고리 매출이 18.9% 늘었다. 여성복이 0.2% 역성장하고, 잡화류도 1.8%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명품과 수입의류가 각각 14.2%, 11.2% 늘었고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말까지 명품 판매가 16.2% 증가했다.

지난해 주요 명품 브랜드는 '한국은 호갱'이란 말이 나올만큼 유독 가격 인상을 자주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그러나 이런 원성이 무색할만큼 구찌·샤넬·발렌시아 등은 20~3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부 해외 명품 시계·보석류는 세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30세대를 공략해 이들이 명품소비에 적극 나선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5년 -0.6%였던 20대 명품 매출 성장률이 2017년 들어 28%, 2018년 30.6%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30대 명품 매출도 2017년 19.6%, 2018년 16.7%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 고객 유치를 위해 이전에는 선보이지 않았던 100만원대 스니커즈,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인 점이 명품 장르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쏠림 현상에 대해 가심비, 미코노미 등 '나'를 중시하는 소비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를 돋보이게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은 거금을 들여서라도 구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출을 꺼리는 심리가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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