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유통·치킨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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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유통·치킨업계 '초비상'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6.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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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일부터 전국 이동 금지 ‘최대 고비’
오후 5시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생닭 소매점.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생닭을 사려는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AI가 확산 된 이후에는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손님들이 너무도 안옵니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네요.”

AI 확산으로 닭 관련 산업이 ‘초비상’에 걸렸다. 양계장과 육개장에서는 매일 수만 마리의 닭들이 처분되고 있고, 대형마트와 도·소매업체의 매출은 연일 하락세를 경신하고 있다.

아울러, ‘AI 청정 지역’으로 여겨지던 영남권이 뚫리면서 정부는 전국 가금류 이동금지 조치를 발동했고, 섬 지역 치킨집들은 닭 공급을 받지 못해 운영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 농림부, 13일 ‘전국 가금류 이동금지’ 발동

농림축산식품부는 마지막 보루였던 경상남도에서 AI 의심 신고와 확진 판정이 잇따르면서 13일 자정부터 48시간 동안 가금류와 관련된 사람, 물품, 차량의 이동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동 금지에 적용되는 곳은 농장(5만3000개소), 가금류 도축장(48개소), 사료공장(249개소), 축산관련 차량(3민6000대) 등 8만9000개소다.

이번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은 지난달 16일 충북 음성 농가에서 첫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3번째다.농림부 관계자는 “지난 1주일 사이 19개 시·군 58개 농장에서 AI 양성 판정이 난 상황이고, 타 지역 전파가 가능성이 매우 우려돼 일시 이동 중지명령을 발동한다”며 “이를 어길 시 관련 법령에 따라 강력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닭 값은 ‘폭락’, 달걀값 ‘오름세’

AI 확산 후 닭 값은 폭락하고, 달걀 값은 오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와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AI로 인해 지금까지 1000만마리 이상의 닭이 처분됐고, 그중 60~65%가 알을 낳는 산란계(鷄)이다.

사람들이 닭을 먹지 않자 공급량은 늘었고, 알을 낳는 닭들이 처분되자 달걀 공급량은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실제로 이마트의 경우 올해 1~11월 닭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지만 AI 확산이 본격화된 12월부터는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월1일에서 8일까지 닭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줄었다”고 밝혔다.

또,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1월16일 1kg당 1586원이던 육계 산지가격이 12월9일에는 1286원으로 300원(약 19%)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도매가격은 3104원에서 2432원으로 약 672원(21.6%)이나 급감했고. 소비자 가격 역시 5380원에서 5184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달걀 값은 올랐다.

이마트의 달걀 가격은 계속 올라 대란 30구가 현재 6280원으로 10% 가량 올랐고, 서울 성북구의 한 슈퍼마켓에서도 6~7% 올랐다. 또,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전월 대비 1~4% 이상 오른 상황이다.

서울의 한 유명 마트. 닭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지금은 한적한 모습이다.

▶ 치킨프랜차이즈社 “가격 인상 없다”

AI 확산으로 닭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치킨업계는 나름 선방하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예전에는 AI가 뜨면 소비자들이 치킨을 잘 안 먹었는데, 지금은 75도 이상으로 조리하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져 매출에는 큰 변동은 없다”며 “치킨 값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치킨매니아 관계자도 큰 매출 변동이 없기 때문에 치킨 값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다른 유명 치킨프랜차이즈들도 AI 확산에 따른 ‘가격 인상은 없다’고 밝혔다.

제주도 등 섬지역의 치킨집은 닭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제주가맹점은 본사에서 닭을 들여오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13일부터 전국 가금류 이동을 금지시키면서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전망이다.

점주인 김 모씨는 "본사가 충남 등 전국 10개 거래처에서 닭을 공급받고 있는데, 거래처가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닭이 없어 점포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치킨 품귀현상까지는 아니지만 반입금지 지역에 거래처를 둔 업체의 경우 운영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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