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까지 규제? 문 닫으란거냐" 카드사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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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서비스까지 규제? 문 닫으란거냐" 카드사 거센 반발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2.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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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수료 강제 인하' 이어 '부가서비스 임의중단 금지' 제재
사면초가 카드사들 "수익 축소와 구조조정 이중고에 고사위기"
정부의 잇단 규제로 인해 카드사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카드업계에서는 "고용 창출을 국정 과제 1순위로 꼽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잇단 규제로 카드업계를 위축시켜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시장경제 DB

가맹점 수수료 강제 인하로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를 향해 정부가 이번엔 부가서비스 규제 강화라는 2차 제재를 예고했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구조조정 위기에 처한 카드업계는 노조를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카드사가 임의로 부가서비스를 변경·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약관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

모든 서비스의 제공·이행에 관한 책임은 전적으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사에 있으며 사전 고지 없이 중단 또는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가 타당한 이유 없이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변경할 수 있는 조항이 고객에게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표준약관에는 부가서비스 변경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가서비스와 관련된 제휴업체 또는 카드사의 휴업·도산·경영위기, 천재지변, 금융환경의 급변, 이에 준하는 사유에 따른 불가피한 변경이다. 또한 신규 출시 이후 부가서비스를 변경하지 않은 상태로 3년이 지났고, 서비스를 유지할 경우 수익성 유지가 어려운 경우 서비스 변경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정위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조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만큼 실제로 카드사들이 임의로 부가서비스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명목적 이유로 사실상 카드사에 불필요한 규제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카드업계에서는 "고용 창출을 국정 과제 1순위로 꼽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잇단 규제로 카드업계를 위축시켜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비판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 연매출 5억~10억원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2.05%에서 1.4%로, 10억~30억원의 경우 기존 2.21%에서 1.6%로 인하하기로 강제 조정했다. 이에 연간 최소 7,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카드업계는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카드사 경영진은 당장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카드노조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대량 해고 방지와 생존권 보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수익 축소에 따른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현대카드는 400명 규모의 구조조정 논의에 나섰다.

업황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금융사들은 카드사 매각 합병(M&A)까지 검토 중이다. 정부의 규제와 경제 위기 탓에 업계 경쟁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지만 수익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뿐만 아니라 비금융기업들의 페이시장 진출도 카드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강제 인하에 이어 부가서비스 규제 카드를 꺼내들자 업계 내부에선 "(정부의) 이러한 제재가 상품서비스 및 부가서비스 축소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소비 주체인 국민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그에 따른 여파를 카드사가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는데, 막대한 충격들이 결과적으로 수익 축소와 구조조정이라는 이중고로 돌아오는 형국"이라며 개탄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부가서비스 축소를 반대하는 금감원의 입장에 맞춰 공정위가 부가서비스 문제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금융당국 간의 갈등 탓에 벼랑 끝으로 몰린 카드사들이 어디까지 위기에 몰려야 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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