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령층·1인가구… '新소비 트렌드'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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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고령층·1인가구… '新소비 트렌드' 확 달라졌다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2.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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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풍경과 대응방안 발표
60세 이상 인구 1천만명 넘고 1인 가구 비율 30%에 육박
장년층 타깃 실버시장 열리고 소확행 중시하는 트렌드 가속화
구매력이 높고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이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백화점 업계의 VIP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시장경제 DB

지난해 우리나라 60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고 1인가구 비율이 30%에 육박한 가운데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기업들에 대응 전략을 제시한 보고서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신(新)풍경과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인구변화가 가져올 소비시장 트렌드로 어르신 시장 확대, 나홀로 소비 증가, 가치소비 확산과 같은 저출산고령화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60대 이상 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실버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60세 이상 은퇴연령 인구는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 1,042만명을 기록했다. 2000년에 비해 두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소비여력이 충분치 않았던 옛날 어른과 구분되는 이들은 구매력과 지출의향은 물론 뜨고 있는 온라인쇼핑에도 능해 향후 소비주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은퇴한 장년층이 의료간병산업 등 전통적 소비 뿐만 아니라 현역시절과 비슷한 소비행태를 보이며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70세 이상 고령층이 가계 금융자산의 60%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이에 일본 세븐일레븐은 소형트럭이 집앞까지 방문하는 이동판매서비스를 하고 있고, 세이코마트는 고령자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만물상 형태의 매장을 기획해 성과를 냈다.

두번째 변화는 1인 세대의 간편 소비 증가다. 2000년 15.5%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은 지난해 28.6%로 늘었다. 대규모 점포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식의 전통적 가족소비가 외식과 조리식품을 선호하는 나홀로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 보고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격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독신세대의 생활패턴을 반영한 편의점 간편식 같은 품목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1인 가구 비율이 2000년에 이미 27.6%에 달했고 최근에는 34.5%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족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 대형소매점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독신소비와 연관성이 높은 편의점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편의점 간편식 매출액은 2007년 2조7,086억엔에서 지난해 4조4,231억엔으로 증가했다.

세번째로 가치소비로 만족을 추구하는 변화가 예상된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와 같은 신조어처럼 가격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작은 사치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물건을 소유하기보다는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행태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불황기 마케팅 전략으로 채택됐던 '작은 사치'가 젊은 세대에서 고령 세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가치 소비 확산에 따라 오키나와 변방의 류보백화점은 전통공예·도자기·유기농 화장품 등 지역상품에 특화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츠타야 서점은 1960~1970년대에 히트한 명작영화나 CD를 진열하고 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물건소비를 대체하고 있는 경험소비는 구매현장에서의 즉각체험을 중시하는 시간소비로까지 세분화됐다.

전영수 한양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로 소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으려면 기업들도 소비패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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