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기업가치 올랐는데... 분식회계 할 이유 있나"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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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기업가치 올랐는데... 분식회계 할 이유 있나"삼성바이오 집행정지 사건, 19일 심문기일 종합 정리
삼성-증선위 변호인단, 반박-재반박... 회계처리 적정성 공방
바이오젠 콜옵션 지배력 관련 증선위 측 변론 '모순' 드러나
증선위 “내부 문건, 분식회계 증거”... 삼바 “증선위가 사실관계 왜곡”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사진=시장경제DB

19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 B201호 대법정.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운명을 결정지을 집행정지 신청사건 심문기일이 서울행정법원 제3행정부 심리로 열렸다.

법정에 출석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삼성바이오 측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양 측 변호인단이 실시한 프리젠테이션을 정리하면 이날 쟁점은 세 가지 영역으로 정리할 수 있다.

①2015 회계년도 이전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연결종속회사 판단의 적정성.  
②2015 회계년도 재무제표 작성 당시, 에피스에 대한 지분법 상 관계회사 변경의 적정성.   
③'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증선위 판단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내부 문건'의 증명력.

이를 더 세분화하면 ▲에피스에 대한 삼성바이오의 지배 형태(단독지배 혹은 공동지배)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의 법적 성질 ▲바이오젠 보유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의 성격 ▲내부문건 작성 경위 및 그 효력 등이 영역 별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 사건 삼성바이오 측 변론은 김앤장이, 증선위 변론은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각각 맡았다.

지난달 14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는 2015년 회계년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 측에 과징금 80억원 부과,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재무제표 재 작성 등의 제재처분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의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삼일 안진 삼정 등 국내 3대 회계법인의 조언에 따라 회계처리를 변경했으며 그 과정에 어떤 위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같은 달 27일, 증선위 의결에 불복해 취소청구소송과 집행정지신청을 함께 냈다.

삼성바이오 측 변론을 맡은 김앤장 변호인단은 “2015 회계년도 이전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단독지배 했다”며, 2014년 회계년도까지 에피스를 연결종속회사(자회사)로 판단한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소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2015 회계년도에서 에피스를 지분법 상 관계회사로 변경한 부분에 대한 적정성도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서울대 회계센터, 고대 이만우·신현걸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줬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폭로한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과 관련해서는 “해당 문건의 내용이 분식회계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증선위와 금감원은 내부 문건의 일부 내용 만을 가지고 전체 사실관계를 왜곡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피신청인(증선위) 측이 내부문건의 일부 내용을 제시하면서 '신청인(삼성바이오)이 자본잠식를 회피하기 위해 회계법인 및 법무법인과 짜고 분식회계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자, 신청인 측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시판 승인으로 기업가치가 이미 크게 오른 상태에서 분식회계를 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받아쳤다. 

증선위 측 변호인단은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의 합병 당시 계약 사항을 보면,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와 함께  에피스를 공동지배했다”고 주장했다.

증선위 변호인단은 “에피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2015년과 2016년 잇따라 바이오시밀러 시판 승인을 받은 것은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다소 비논리적인 주장도 폈다. 변호인단은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에 대해서도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공동지배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내부문건과 관련해서는 “신청인 측 회사의 내부자가 박용진 의원 측에 제보를 한 것으로 안다”며, 입수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증선위 측은 “우리가 정말 심각하게 보는 것은 (신청인 측이) 논의한 회계법인이 전부 감사인이란 사실”이라며 “심지어 감사인하고 이런(분식회계) 논의를 할 정도면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다”고 했다. 이런 주장에 신청인 측 변호인단은 “분식회계 모의 사실을 부서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는 주간업무현황에 기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에피스는 삼바가 단독 지배”, 바이오젠 나스닥에 공시

삼성 측 변호인단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2015 회계년도 이전 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는 국제회계기준 원칙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초기 막대한 투자 비용, 낮은 성공가능성, 제네릭과 달리 임상절차를 거쳐야 하는 바이오시밀러의 특징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각국의 바이오시밀러 시판허가 기준이 매우 엄격하고 개발비용이 높아 사업 초기 불확실성이 높다고 변호인단은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신청인은 바이오젠에 지분 50:50 조건으로 합작 투자를 요청했지만, 바이오젠이 거절했다”며, “이로 인해 신청인85: 바이오젠15 지분비율로 에피스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젠은 추가 사업이 성공하면 발행 주식의 '최대 50%-1주'까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바이오젠은 2015년 에피스가 실시한 두 차례 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표이사 선임권도 삼성바이오가 가졌다.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도 에피스는 단 1명의 추천권만을 보유했다. 특히 바이오젠은 매년 미국 나스닥을 통해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변호인단은 “국내에 적용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 K-IFRS 1110호를 봐도 2015년 이전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제반 사정 살펴보면 신청인이 에피스 이사회를 지배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바이오젠의 나스닥 공시를 봐도 마찬가지 결론에 이른다. 신청인이 에피스를 단독지배 한 것으로 본 2012~2014년까지의 회계처리는 아주 정당하다.”
 
삼성바이오 측 변호인단은 “피신청인이 준비서면에 복잡한 회계기준 끌어온 게 그들 논리의 이유없음을 방증하는게 아닌가 싶다”면서,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회계선례 해석은 회계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말 바꾸기도 다시 한 번 문제로 떠올랐다. 
변호인단은 금감원이 수 차례에 걸친 심사와 감리절차를 거치면서, 위 기간 동안의 회계처리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을 짚었다.

“금감원은 2016년 10월 신청인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심사했다. 이때 금감원은 2014년까지 연결종속 회계처리와 2015년 지분법 회계처리 변경사실 확인하고도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2016년 12월 시민단체 질의회신에서도 금감원은 K-IFRS 기준 상 문제없다고 했다. 올해 5월 1차 감리 때도 금감원은 2015년 공동지배(지분법 상 관계회사 변경)만 문제삼았다. 금감원 입장전환은 집행정지의 요건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 사진=시장경제DB


◆2012~2014년,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가능성 매우 낮았다 

또 다른 쟁점인 콜옵션 지배력에 대해서는 “2012~2014년 당시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없거나 극히 낮았다”며, 위 기간 동안 에피스를 연결종속회사로 처리한 데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바이오젠이 나스닥에 공시한 내용, 두 차례 증자에 참여치 않은 사실, 대표이사 지명권 및 이사 선임권을 삼성바이오가 행사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바이오젠은 '사업이 성공하면 그 때 가서 콜옵션을 행사해 에피스를 공동지배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

변호인단은 “위 기간 동안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의 지배력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콜옵션을 행사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행사하지 않았을 때보다 낮은 상태, 즉 '깊은 외가격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콜옵션의 지배력이 현실화됐는지를 따지는 기준으로 '깊은 내가격 상태'가 있다.

'깊은 내가격'은 해당 기업의 주식 가치가 콜옵션 행사 비용보다 현저하게 높은 경우를 말한다. 기업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할만한 사정이 있다면,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해당 기업에 대한 실질 지배력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변호인단이 말한 '깊은 외가격 상태'는 그 반대되는 상황, 즉 여건 상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국내에서 최소 시판허가를 받은 시점은 2015년 10월이다. 그 이전 에피스의 사업 성공 여부는 매우 불확실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 에피스를 처음부터 지분법 상 관계사로 처리했어야 한다는 금감원 및 증선위 논리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바이오젠 보유한 동의권, 어떻게 봐야 할까  

삼성 측 변호인단은 “바이오젠이 동의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에피스를 공동지배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증선위는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에 대한 2015년 회계처리를 고의에 의한 분식회계로 판단하면서 그 근거로, 바오이젠이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동의권을 갖고 있었음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문제된 동의권은 에피스의 개발·생산·판매활동이 자칫 바이오젠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추가 개발에 나서는 경우 바이오젠에 동의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젠의 동의권은 방어권으로 지배력 판단의 고려 사항이 아니다. 회계에서 동의권은 방어권이 아닌 때만 지배력 판단의 고려사항이 된다.”


◆국내 3대 회계법인이 모두 회계처리 변경 권고

2015년 10월 이후 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국내와 유럽에서 잇따라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사정은 급변한다. 이른바 '깊은 내가격 상태'가 실현됐고 그 결과 콜옵션의 현실적 지배력을 인정해야 할 상황이 벌어진 것.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연결종속회사에서 지분법 상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변호인단은 “삼일 안진 삼정 등 회계법인 모두 지분법 상 관계사로의 변경을 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주장은 한국 회계업계 전체가 부정에 가담했다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변호인단은 “삼성바이오의 상장 당시 주가, 현재 시가총액을 봐도 에피스에 대한 회계변경은 부당하지 않다”고 했다.


◆“재무제표 재 작성은 경제적 자유권의 심각한 제한, 금전으로 보상 불가” 

변호인단은 “재무제표 재 작성은 경제적 자유권의 심각한 제한이자, 재무제표의 공신력 붕괴를 초래한다”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발생 가능성을 소명했다.

변호인단은 “감사인 지정,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등도 금전으로 보상이 불가능한 경제적 자유권 침해 행위”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사내 이사가 둘 뿐이라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가 그대로 실행된다면, 회사 내 의사결정체계가 무너진다는 점도 우려했다.

“재 작성된 재무제표대로 거래가 이뤄지면 신청인 손해는 어디에서도 전보 받을 수 없다. 다른 처분도 마찬가지다. 다툴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중대한 경영 상 위기가 유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변호인단은 “연내에 효력정지 결정이 안 나오면 한 달 안에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하고, 감사인 지정도 2주 안에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가 처한 절박한 사정을 역설했다.

증선위 변호인단은 “집행정지 기각 후 신청인이 본안에서 이겨도 이로 인해 신청인이 입을 불이익은 기업이미지 손상에 불과하다”며, 집행정지는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증선위 측은 “대표이사 해임 등도 금전 보전이 가능한 손해”라고 일축했다.


◆증선위 측 변호인단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바이오젠이 공동 지배한 것으로 봐야”  

피신청인 측 변호인단은 “2012~2014년과 비교할 때 2015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에 뚜렷한 차이가 없다”며 “2015년 에피스 주식을 공정가치(시장가격)로 평가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2015년 공정가치 평가 자체가 잘못됐다”며 “이 사건의 핵심은 2015년 지배력 변경이 있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여기서 증선위 변호인단은 독특한 논리를 전개했다.

바이오젠이 에피스 설립 당시 '최대 50%-1주'까지 지분비율을 높일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미 그 당시부터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에 대한 단독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증선위 측 변호인단 '바이오젠 콜옵션 지배력' 관련 논리 모순돼  

증선위 변호인단은 그 근거로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을 제시했다.

변호인단은 삼성 측 변호인단과 달리 이 권리를 방어권이 아닌 공동지배권자가 갖는 실질적 권리로 인식했다. 한발 더 나아가 변호인단은 "바이오젠이 동의권은 물론 잠재적 의결권까지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젠이 가진 콜옵션의 실질적 지배력과 관련해서도 신청인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증선위 변호인단은 “에피스 설립 후 바이오젠은 언제든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며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은 에피스를 2012년 설립 당시부터 공동 지배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의 이런 주장은 아래 사실을 볼 때 모순된다.


◆”바이오시밀러 판매 승인은 회사 설립 당시 이미 예상된 것?” 

증선위 측 변호인단은 “잠재적 의결권이 '깊은 내가격 상태'에 있으면 실질 지배력을 인정하는 것이 K-IFRS의 원칙”이라면서도, 설립 당시부터 에피스를 지분법 상 관계회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사실관계와 배치된다.

2012~2014년 사이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깊은 내가격 상태'에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시기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공동지배했고, 이 때부터 지분법 상 관계사로 처리했어야 한다는 증선위 측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이런 모순을 의식한 듯 증선위 측 변호인단은 “바이오시밀러 판매 승인은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이미 계획된 것으로 특별 이벤트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기업이 사업전망보고서를 작성하기만 하면, 실행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이 그 내용대로 실적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재무제표 작성도,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공시도 필요 없다. 회계 원칙도 불필요하다.

에피스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시기 혹은 시판 허가시기를 예상한 것과, 실제로 개발에 성공해 국가 별 시판 승인을 받은 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따라서 이 부분 증선위 측 변호인단의 논리 구성은 납득하기 어렵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자본잠식 피하기 위해 고의 분식회계” vs “증자하면 될 일, 분식회계 왜 하나” 

증선위 측은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지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 분식회계를 했고, 이 과정에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들이 가담했다는 기존 논리를 법정에서도 되풀이했다.

증선위 변호인단은 “신청인은 2014년과 달리 2015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변경이 있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급조했다”며, 신용평가기관이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보낸 사실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삼성 측 담당 직원의 요구를 받은 신용평가기관이 '콜옵션 가치 산정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냈고, 이를 토대로 회계처리 변경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달 7일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내부 문건 중 2015년 11월10일자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바이오, Biogen社 콜옵션 평가 이슈
 
1. 콜옵션 평가 내용 및 이슈 
Biogen社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 확대로 1.8조의 부채 및 평가손실 반영으로 로직스는 자본잠식(자산<부채) 예상.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고, 1조8000억원에 이르는 콜옵션 부채를 회계에 반영하는 경우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박용진 의원은 위 내용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회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증선위 측 변호인단의 논리도 박 의원의 그것과 유사했다.

당시 콜옵션 부채는 1조8000억원, 삼성바이오의 자산은 9000억원에 불과해 자본잠식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청인 측은 “문건이 작성된 2015년 11월에는 이미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국내 시판 승인이 난 뒤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던 시기인데, 무엇 때문에 분식회계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바이오시밀러 시판 승인으로 본격적인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증자를 하면 되지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분식회계를 할 이유가 없다는 반론이다.


◆재판부 결정, 내달 중순 이후 나올 듯 

이 사건 재판부 결정은 빨라야 다음 달 20일 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 변호인단은 “다음 달 2일이면 지정 감사인이 들어온다”며, “올해 안에 결론을 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가급적 1월 안에, 늦어도 2월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추가 서면 제출을 희망하는 삼성 측 변호인단에 “참고서면은 다음 달 12~15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삼바 사건 진행 경과] 
 
▲이른바 '삼바' 혹은 '삼성바이오'는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말한다. 
이 사건은 '삼성바이오'가 미국의 바이오젠사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에피스 출범 당시, 지분율은 삼성바이오 85%, 바이오젠 15%로 삼바의 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에피스 이사회 구성은 총 5명으로 이 가운데 대표이사를 비롯 4명은 삼성바이오가 나머지 1명은 바이오젠이 각각 선임권을 가졌다. 
바이오젠은 매년 미국 나스닥 공시를 통해 에피스의 경영권을 삼성바이오가 행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오젠은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에피스 주식을 최대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보유했다.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는 이런 사정을 이유로, 에피스를 종속회사(자회사)로 판단하고, 연결재무제표에 에피스를 포함시켰다. 
 
▲매년 적자를 기록하던 에피스는 2015년 10월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엔브렐과 레미케이드는 2015년과 2016년, 국내와 유럽으로부터 각각 판매 승인을 얻는데 성공했다. 에피스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의 지위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고 지분법을 적용했다. 에피스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으므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회사의 지위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것이 삼성바이오의 설명이다.  
 
▲지분법 상 관계회사는 연결재무제표 대상이 아니다. 다만 관계회사의 영업손실 혹은 이익만을, 보유한 지분에 따라 투자회사의 실적에 반영할 뿐이다. 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은 2015년 회계년도 결산 시점인 2016년 4월 이뤄졌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을 추진했다. 합병 전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 지분 45.65%를 보유한 공동 최대 주주였다. 따라서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 혹은 실적은 합병비율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였다.
 
▲2015년 5월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0.35로 정해졌다. 두 회사는 7월 주주총회 합병 결의를 거쳐 그해 9월 합병절차를 마무리했다.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회계처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듬해 초였기 때문에, 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에피스에 대한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중 논란의 핵심은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의 변경이 적절했는가에 있다. 이와 관련돼 금융감독원의 판단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사이에 3번이나 바뀌었다.
 
▲2016년 말 참여연대의 요구로 열린 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는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회의에는 금감원 관계자가 참석했다. 같은 해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금감원의 위탁을 받아 실시한 감리 결과도 동일했다.  
 
▲2017년 4월 시작된 1차 감리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12~2014년 회계처리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 단 2015년 회계처리는 '종속회사 유지'. 즉 1차 감리에서 금감원은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2차 감리에서 금감원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에피스를 모두 지분법 상 관계회사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결론적으로 금감원은 3차례 모두 다른 판단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은 'IFRS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회계법인의 조언을 따른 것”이며, “이 과정에서 국내 3대 회계법인과 회계학자 10명의 조언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올해 6월, 7월, 11월 3차례에 걸쳐 삼성바이오와 이 회사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두 곳, 각 법인의 대표 등을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 두 곳을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주요 혐의는 회계기준 위반, 사업보고서 거짓 기재 등이다. 
 
▲금융위원회는 12월 6일 삼성바이오에 대한 과징금 80억원 부과 처분을 최종 결정했다. 위원회는 “사업보고서 거짓 기재 등 삼성바이오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양원석 기자  wonseok@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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