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신 지영조·외인부대' 전면에...정의선 혁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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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신 지영조·외인부대' 전면에...정의선 혁신 시험대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8.12.1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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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책임자 이어 연구개발파트 사상 첫 외국인 임원
스마트 모빌리티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집중 육성
현대기아차 주요 계열사 경영진 대거 물갈이...'사업 재편'에 방점
지난해 6월 현대차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부진으로 위기감이 커진 현대기아차그룹이 R&D 부문 책임자에 외국인 임원을 임명하면서 혁신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한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AI 로봇 등 신사업 육성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12일 단행된 현대기아차 그룹의 내년도 인사 특징은 연구개발파트 분위기 쇄신, 미래 먹거리 집중 육성, 계열사 사업 재정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현대차는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현대오트론 조성환 부사장을 연구개발부본부장에 각각 임명했다.

외국인이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글로벌 트랜드에 밝은 인재를 전진 배치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방점이 찍힌 인사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연구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재를 그룹 핵심 보직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는 최근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하면서 혁신을 예고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전략기술본부의 위상 강화도 이번 인사 특징 가운데 하나다. 지영조 부사장의 사장 승진으로 전략기술본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가 자율주행 및 AI를 중심으로 개편되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계열사 사업 재정비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주요 핵심 계열사 경영진을 대거 교체했다.

전략기획담당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정진행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현대건설 부회장에 보임됐다.

현대모비스 사장에는 박정국 현대케피코 사장이,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현대파워텍 문대흥 사장이 임명됐다. 여수동 현대·기아차 기획조정2실장(부사장)은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을,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은 산학협력 및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를 각각 맡게 됐다.

방창섭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부사장)은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로, 서보신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부사장)은 생산품질담당 사장으로, 공영운 홍보실장(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한 단계 올라섰다.

황유노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이건용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은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있다. 주요 계열사 전열 재정비를 통해 사업 최적화 및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함께 안정과 균형을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기존 최고위급 경영진은 고문 혹은 자문을 맡아 일선에서 물러났다.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등은 고문에, 오창익 현대엔지비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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